[금융인사이드] '정권 리스크' 無風지대 외국계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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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씨티 박진회·SC제일 박종복 행장 나란히 연임 가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새 정권 출범 이후 지방은행부터 KB금융지주까지 주요 시중은행들의 경우 CEO거취를 놓고 떠들썩했지만, 당장 임기 만료를 앞둔 외국계 은행들은 평온하다. 정권 교체시기보다 그룹 정책이 돌변하는 '경제위기'에 민감한 외국계 은행 수장들은 구조조정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행장 연임에 무리가 없어 보이는 분위기다.

16일 씨티은행에 따르면 박진회 씨티은행장의 임기가 다음달 26일 만료됨에 따라 씨티은행 이사회는 이르면 다음주께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후보 추천이 완료되면 임기 만료일을 전후로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행장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 2014년 취임한 박 행장의 경우 전임 행장이자, 국내 최장수 '행장' 타이틀을 기록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에 이어 연임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 회장은 2001년 한미은행장 선임 이후 2004년 출범한 한국씨티은행에서 5연임에 성공하면서 14년간 행장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하 전 행장은 은행의 한국시장 철수설과 대규모 구조조정 등 부침이 많았지만, 무리없이 연임 가도를 달려왔다. 2013년 KB금융지주 회장 경선에 참여하면서 씨티은행에 사의를 표명했다.

박 행장은 이후 내부 CEO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은행 2인자에서 차기 행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선에서도 임추위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할 뿐 무리 없는 연임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 회장과 함께 현 정부 금융권 '금맥'으로 꼽히는 경기고 출신이라는 점도 연임 가도를 의심하지 않게 만드는 부분이라는 분석이다.

잦은 행장 교체와 함께 때마다 철수설에 휘말렸던 SC제일은행도 이번에는 박종복 행장이 안정적으로 연임할 것이란 평가가 주류다. 박 행장은 내년 1월 초 임기가 만료되며, SC제일은행 임추위는 박 행장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장지인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 오종남 김&장 법률사무소 시니어 어드바이저(서울대 과학기술산업융합최고과정 명예주임교수) 등 사외이사진으로 구성된다.

한 때 1년에 두 차례씩 행장을 교체했던 SC제일은행은 그룹이 현지인 행장을 기용하는 토착화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에는 행장 교체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관측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14년말 대규모 본사 배당 논란과 함께 물러난 아제이 칸왈 행장 이후 최초의 한국인 행장을 선임한 바 있다. 일본과 우간다 등 대부분의 진출국에서도 그룹 차원에서 현지인 행장을 임명하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도 무사히 넘겼고, 은행 외형축소와 직원 인력 조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행장 인선에서)본사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권 리스크에 취약한 국내 은행들과는 달리 외국계 은행의 '무풍 울타리'가 견고한 것은 경제 위기 때마다 현지 그룹 본사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정설로 통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이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마다 정부와 본사의 소통 채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감당한다"며 "정부당국으로서는 수익성 악화나 정권 리스크 등으로 외국계 은행이 우리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만큼 가능한 영업이나 인사에 관여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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