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기관 개편, 국가경제에 역할하라는 요구"
"취임 지연, 업무 낭비 없었다…노조와 생각 같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제 20대 수출입은행장으로 취임한 은성수 행장이 금융당국과 우선적으로 추진할 현안으로 조선사 구조조정 문제를 꼽았다. 정상화 여부를 판가름할 성동조선 경영의 경우 심도 깊게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주도의 정책금융기관 개편에 대해서는 상업은행이 아닌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국가 경제에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은 행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수은 본점에서 가진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함께 할 일이 많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심전심으로 골치 아프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조선사 구조조정 문제일 것으로 본다"며 "수은 현안이 같이 일하고 싶은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를 마친 성동조선의 경영 정상화 여부에 대해서는 "매크로한 측면에서 보고를 받고, 수은이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들었다"며 "주말에 개별 건에 대한 1대1 토론회를 갖고 깊게(딥하게) 들여다 보겠다"고 답변했다.
기업 구조조정의 원칙에 대해서는 "정책당국과 채권단이 협의에서 원칙에 맞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살아남을 곳은 살리고, 죽을 곳은 죽인다는 상식 선에서 원칙을 세우고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이게 칼로 물 베듯이 싹 자를 수는 없는 것"이라며 "상황과 기업을 봐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정부의 정책금융기관 개편 방안에 대해서 그는 "정책금융기관의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로 검토해봤지만, 결국 정책금융기관은 정부가 100% 보증해서 세운 은행이기 때문에 일반은행보다는 국가 경제를 생각해야 한다"며 "정책금융기관이 상업은행처럼 사업한다면 정책금융기관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은도 산은도 적자가 나면 정부가 보전해줘 신용등급도 국가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역할을 해달라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11일 임명 이후 취임까지 출근 저지 운동을 벌여온 수은 노조에 대해서는 "수은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한 것이고 나도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며 "노조가 생각하는 바를 잘 들었고 내 생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실에는 오지 못했지만, 실제로는 업무도 봤고 국회 등에 인사도 다녔기 때문에 시간이 낭비되지는 않았다"며 "노조가 경영을 잘 하나 두고 보겠다고 했고, 내 생각을 듣고자 해서 취임사와 같은 내용을 말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