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정부가 8.2 부동산대책을 내놓고 전국 주요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등 집값 안정화에 나섰지만 지금까지는 별다른 효과를 못 보는 듯하다. 부동산 과열을 단기간에 잡을 수는 없기에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소 앞서 20년 동안 집권했던 어느 정권도 강남 부동산 열기를 제대로 평정하지 못했다. '강남 불패'라는 말은 이미 현실 그 자체다.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강남과 인접한 지역마저도 부동산 광풍에 휩싸였으니 땅 있고, 집 있는 이들만 돈을 벌었다는 서민들의 헛헛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강남에 집 한 채 갖는 것이 진짜 '꿈'이 돼버렸다.

문제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발표를 비웃듯 집값은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강남 집값은 천정부지로 다시 오르고 전세대란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어 갈 곳 없는 서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최대어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수주를 놓고 벌이는 건설업계의 수주전은 점입가경이다. 한 건설사는 지난달 시중은행과 8조7000억원 규모의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시공사로 선정되면 정비사업비, 조합원 이주비, 일반분양 중도금 지원에 필요한 지원을 모두 이 은행에서 조달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튼튼한 자금력을 과시한 것이다. 또 다른 건설사는 한 집당 이사비 7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안을 내놓았다.

강남의 랜드마크로 부상할 아파트라고는 하지만 해도 너무한다. 이런 '특혜'를 받을 수 있으니 모두들 강남에 살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 모르겠다. 평생 개미처럼 일해서 모은 돈을 서울 외곽지역에 집을 마련하려는 서민들에게 이 같은 '강남 특혜'는 좌절감을 안겨줄 게 뻔하다.

들리는 얘기로는 두 건설사가 이번 공사를 수주해도 이익은 그리 크지 않을수도 있다고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강남에 랜드마크 아파트를 지었다는 명예일 것이다. 그래야 다른 지역에 아파트를 분양할 때 미분양 없이 모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랜드마크, 명예, 기술력, 모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에서 수주하는 아파트 공사에도 이런 지원을 할 계획이 있는지 묻고 싶다. 문제는 이 같은 혜택을 제공하면서 공사를 수주해야할 이른바 강남권 황금지역이 아직도 꽤나 남았다는 것이다. 머지않은 시간 내에 이사비 수천만원을 지원한다는 혜택을 내걸어 "서민들 복장 터지게 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