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성과연봉제 도입 전력 비판
경영 과제 산적
취임 일정 '깜깜이'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한국수출입은행 노조가 은성수 신임 행장의 취임을 저지하고 있다. 은 행장은 3일째 노조에 가로막혀 취임식은 물론 은행 입구 문턱도 넘지 못했다. 전임 수출입은행장이자, 수은 유일의 무혈입성 출신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같은 노조 행보에 대해 "무모한 행동"이라며 "존재감을 보이려는 구태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13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은 행장은 3일 연속 여의도 수은 본점에 출근했으나, 노조 저지로 발길을 돌렸다. 은 행장이 노조와 수 차례 대화를 시도했으나, 진전이 없어 돌아갔다는 전언이다. 수은 노조는 "무자격 깜깜이 인사 수은인은 분노한다"는 플랜카드를 들고 정문을 막아섰다.

수은 노조는 은 행장이 정부의 낙하산 인사인 데다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재직 당시 성과연봉제를 강행했다는 점을 들어 취임 저지에 나서고 있다. 금융 노조 관계자는 "낙하산 임명 후 금융기관을 일신의 영달 만을 위해 이용하고 먹튀하는 금융관료들의 작태를 막겠다는 일념으로 수출입은행을 국민의 수출입은행으로 정상화하고, 낙하산 기관장들이 수은 노동자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투쟁"이라고 설명했다.

수은 노조는 신임 행장 취임 때마다 출근 저지 운동을 벌여왔다. 최종구 전임 행장의 경우 노조와의 마찰을 우려해 취임 첫날에는 외부 일정을 소화했지만, 별다른 저지 운동이 없어 유일한 '무혈입성 행장'으로 꼽힌다. 전임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취임 당시에도 3일 간의 출근저지 운동이 진행됐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노조의 반대로 취임하지 못하는 상황에 관해 기자들에게 의견을 밝히고 있다. 최 위원장은 노조의 대응을 "무모한 행동", "구태"라고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구 위원장은 이같은 수은 노조의 행동을 구태라고 지적하면서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 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성수 행장 취임과 관련한 노조의 행동은 불합리하다"며 "도대체 왜 취임을 막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감독원장이나 산업은행 회장은 무난히 취임을 했는데 은 행장도 그수출입은행에 누두보다 적임인 분이며 인품도 훌륭한 분"이라며 "할일이 많은데 취임을 막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노조가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구태가 없어져야 노조도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은은 당초 11일로 예정됐던 취임식 일정은 물론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 작업도 미뤄지는 상황이다. 수은 관계자는 "노조와 대화에 나서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3일 정도로 끝날지 길어질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