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사진=대한약사회)

카르멘 페냐 세계약사연맹 회장 동의…미국·일본 등 선진국도 권장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대한약사회 수장이 국제 행사에서 의약품 성분명 처방을 언급하면서 '성분명 처방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약사연맹(FIP) 서울총회 기자회견에서 "의약품 성분명 처방은 건강보험재정에서 약값 지출을 줄이고 투약 오류를 줄이는 방안"이라며 "성분명 처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분명 처방이란 특정 의약품이 아니라 약물 성분으로 처방하는 방식이다. 의약품 처방법은 의사가 특정 제품명을 기재하도록 하는 '제품명 처방'과 약의 성분을 기재해 환자가 직접 동일 성분의 약을 선택할 수 있는 '성분명 처방'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제품명 처방이 주를 이루는 반면 프랑스는 이미 성분명 처방을 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도 복제약 처방을 권장하는 추세다.

'제품명 처방' 체제에선 의사가 '타이레놀'을 처방했으면 약국에서도 해당 의약품만 써야 한다. 그러나 성분명 처방으로 바꿀 경우, 타이레놀과 같은 성분 약을 처방할 수 있다.

FIP와 대한약사회는 성분명 처방 허용으로 건강보험 재정 절약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복제약 사용이 늘면서 약값 지출은 줄기 때문이다. 카르멘 페냐 FIP 회장 역시 "FIP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동일한 성분일 경우 복제약으로 처방할 것을 권하고 있다"며 "환자 부담은 낮추고 의약품 접근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성분명 처방은 건강보험재정에서 의약품 지출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의료계의 거부감으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처방의약품을 자주 바꾸기 때문에 이미 개봉한 의약품은 재고로 쌓이는데 이렇게 낭비되는 금액이 연간 8억달러에 이른다"며 "공익을 위해 성분명 처방을 허용하는 쪽으로 약사법이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성분명 처방이 의사의 처방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성분이 같더라도 오리지널의약품과 복제약의 동등성을 확언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같은 성분이라도 환자에 따라 다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 대상이 의사에서 약사로 바뀔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