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이어 BNK 회장…금융권 '김승유 사단' 급부상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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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회장 재임 시절 최고 경영진"장하성의 경기고 인맥 결집"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새정부 들어 하나금융그룹 김승유 전 회장과 연이 있는 인사들이 요직에 속속 중용되면서 금융권의 신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내정에 이어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김지완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추천됐다. 두 인사 모두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의 재임 시절 최고 경영진으로 활약한 바 있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8일 차기 회장 후보로 김지완 전 부최장을 추천키로 했다. 김 후보자는 오는 27일 개최되는 BNK금융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증권업 '최장수 CEO'로 불리는 김 후보자의 마지막 현업은 5년 전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 사장직이었다. 부국증권과 현대증권을 거쳐 2008년 하나대투증권 사장직에 오른 김 후보자는 2012년까지 경영을 맡고, 2012년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다.

새정부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된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도 하나금융 출신이다. 지난 2010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에 취임해 김지완 후보자와 2년가량 하나금융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역임하다 2015년 7월부터는 서울시향 대표로 재직했다.

최 내정자는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 한국선물학회 등 학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2003년에는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과 금융감독위원회 자체평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금융연구원 권장 직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맡았다.

두 인사의 재임 기간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 2대 회장과 궤를 같이 한다. 2005년부터 하나금융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온 김 전 회장은 두 인사가 영입된 2008년부터 2010년 인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고, 두 인사 모두 김승유 전 회장의 퇴임을 전후로 하나금융을 떠났다. 이들 두 인사가 '김승유 사단'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에 이어 민간 인사에서도 이른바 '김승유 사단'이 진출하면서 금융권에서는 MB정권 금융권 권력을 좌우했던 김 전 회장의 입김이 되살아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힘의 배경은 같은 경기고 출신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알려진다. 최흥식 내정자의 경우 김승유 전 회장의 경기고 후배로, 30년 이상 친분을 유지해온 막역한 사이다. 사실상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내정됐던 금감원장 자리가 최 내정자에게 돌아간 것도 장 실장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역시 경기고 동문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내정자와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내정자 모두 장 실장과 막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 당시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장 정책실장이 강력 추천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후보자의 경우에는 BNK회장 공모 발표 직후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2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퍼 출신인 데다 은행업 경력이 전무하고, 72세로 연령이 다소 높다는 점도 지역과 은행 노조의 반발을 키웠다. 이에 임추위는 김 후보자와 내부 출신 박재경 회장 대행을 두고 위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두 차례나 회장 추천을 미뤄오다 이날 장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문 정부 초기부터 금융권에서 장 실장과 같은 경기고 출신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풍문이 나돌았는데 인사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더하다"며 "고령인 김지완 전 부회장이 논란 속에서도 BNK 회장에 취임한 것도 은행권으로서는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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