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자동차 배터리 시장…화학업계, 시장 확대 주력
커지는 자동차 배터리 시장…화학업계, 시장 확대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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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조금 제외 풀어야 할 숙제"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석유화학업계에서 최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핵심부품인 배터리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술력 경쟁에서 우위를 가진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석화업계는 관련 분야의 투자를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닷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총 2만1410대로 전년 대비 40.2% 증가했다. 이는 테슬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 X'와 쉐보레의 순수전기차 볼트(Bolt) EV의 신차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도 유럽 시장이 전년 대비 37.6% 증가한 3만2627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전기차 보급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신에너지차 보조금 축소와 지원 요건 강화 등으로 판매가 주춤했지만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5%가량 늘어난 총 4만4333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한국도 올해 1분기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총 1729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년 대비 9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출하 배터리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세계 시장에서 출하된 전기차(EV, PHEV, HEV)용 배터리 총량을 집계한 결과, 배터리의 총량은 약 20.0GWh로 전년 동기 대비 25.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전년 대비 160.7% 늘어난 2345.2MWh로 세계 2위를, 삼성SDI는 전년 동기보다 89.1% 늘어난 1213MWh로 5위를 각각 기록했다. 1위는 테슬라모터스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이었다. 파나소닉은 같은 기간 전년 동기에 비해 32.5% 증가한 4974.9MWh로 집계됐다.

이에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업 확대도 빨라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LG화학은 향후 폴란드 공장 완공으로 한국의 오창, 미국의 홀랜드, 중국의 남경, 폴란드의 브로츠와프로 이어지는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를 통해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28만대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라고 LG화학은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순수 전기차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럽 3개 지역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유일한 업체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SDI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만 향후 5년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0년에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폭스바겐, BMW, 벤츠,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구축한 헝가리 공장은 약 5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SDI는 한국 울산과 중국 시안과 함께 연간 15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 3각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세계 최초로 중대형 파우치 니켈, 코발트, 망간(NCM) 8:1:1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 배터리를 탑재하면 450km 이상 달릴 수 있어 현재 시판 중인 중소형 차량인 쉐보레 전기차 볼트 EV의 1회 충전 인증 주행거리(383㎞)보다 길다.

SK이노베이션은 NCM 811 배터리 양산에 본격 돌입해 올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공급을 시작하고, 내년 3분기께 양산 전기차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이와 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고민도 커지고 있다. 중국 공업화신식부(공신부)가 올해 8번째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을 발표했지만,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기업이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잇달아 목록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LG화학과 삼성SDI가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포함, 95개사의 498개 전기차 모델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지만, 돌연 한국업체가 제작한 배터리 장착 차량만 대상 모델에서 철회하고 다시 고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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