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오른쪽)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각 사)

사드 후폭풍에 실적 부진…'CEO 메시지' 통해 분위기 추스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외부의 변화로 큰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겠지만, '혁신' 상품과 고객 중심, 디지털을 강화할 때 우리는 난관을 극복할 힘을 얻을 것입니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시대를 현명하게 헤쳐나가기 위해서 기억해야 할 것이 바로 '정직'입니다. 당장 칭찬받을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명예롭고 정직하게 옳은 일을 해야 합니다." -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국내 화장품 업계 쌍두마차 격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최고경영자(CEO)가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놓고 조직 다잡기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모두 올해 2분기 전례 없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두 수장이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내 분위기를 추스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경배 회장은 지난 1일 사내방송에 직접 출연해 내부를 돌아보자며 혁신을 주문했다. 서 회장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혁신상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서 '고객 중심'을 거듭 강조했는데, 결국 수요 흐름을 파악하는 게 혁신의 첫 번째 단계라고 주장한 셈이다.

서 회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문제는 안에도 있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고객 중심을 실천하기 위한 혁신과 도전을 더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지난 3년간 (중국인) 관광객이 늘며 성장한 와중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자"고 제안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편법이 아닌 정직'으로 승부하자고 강조했다. 차 부회장은 주기적으로 CEO 메시지를 띄운다. 이달의 주제는 '정직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차 부회장은 메시지에서 정경유착과 중국의 '경제보복',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일본의 '극우 정책'을 언급하며 "이로 인해 국내외 소비자들도 우리 회사와 제품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일들에 대해 '정직한 방법인가', '최선의 선택인가'와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잘못된 관행이 있다면 철저하게 근본부터 고쳐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이란 직격탄을 맞으면서, 올해 2분기 영업이익(1304억원)은 지난해 2분에 견줘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조4130억원으로 18% 줄었다.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워온 LG생활건강 사정도 아모레퍼시픽과 비슷하다. '중국 관광객 급감' 여파로 오랜만에 움츠러든 LG생활건강의 2분기 매출액 1조5301억원은 지난해 2분기보다 1.5% 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