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재부 한국은행 IMF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담 포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드 IMF 총재,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사진=연합뉴스)

"미시적 구조개혁정책과 거시정책 조화 필요"
기재부-한은-IMF-PIIE 국제 컨퍼런스' 환영사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의 확장적 운용이 과도하면 금융불균형을 누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상 최저 금리 수준에서 운용되고 있는 한은 기준금리 조정의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아시아의 지속성장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국제컨퍼런스 환영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기획재정부와 한은, 국제통화기금(IMF), 피터슨연구소(PIIE)가 공동 개최했다.

그는 "아시아 경제는 과거 5~60년간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며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며 "하지만 기존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경제가 점차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서 생산요소 투입 증가에 의한 외형적 성장전략을 지속하기 어려워졌고,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 성장과정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수출과 내수 등 부문 간 불균형이 심화돼 지속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수출 주도 성장에서 수추로가 내수 간 균형잡힌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내수 확대를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서비스산업을 적극 육성해 성장, 고용, 내수 간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내수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거시경제정책이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재정과 통화정책의 확장적 운용이 자칙 장기화되거나 과도하게 되면 재정건전성을 저해하고 금융불균형을 누적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중장기적 시계에서의 지속가능성에 유의하면서 통화·재정·거시건전성정책과 미시적 구조개혁정책을 조화롭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질적 성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내놨다.이 총재는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주요국의 생산성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며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는 낡은 제도와 관습을 선진화하고 혁신을 자극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유인체계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대추구 억제와 규제 완화를 통해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R&D 투자를 활성화해 신기술과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급속히 진행되는 아시아 지역 인구 고령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도 강조했다. 그는 "성장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경제의 리밸런싱이 이루어져도 인구고령화 대응에 실패한다면 기조적 저성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본 등 선발국은 이미 인구고령화의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여타 상당수의 국가에서도 머지않아 소위 '인구 보너스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의 경우 인구고령화 속도가 빠른 데다 고령화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령자는 물론 청년, 여성 등의 경제활동 참가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동관련 제도를 개편하는 한편 출산율 제고를 위한 사회?교육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우리의 가장 큰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자만과 방심이라는 말이 있다"며 "지난 반세기동안 아시아 경제가 이루어낸 놀라운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 경제가 직면한 과제들은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이지만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해 나간다면, 특히 역내 국가들이 공동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또 다른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