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추는 강남 재건축…부자들에겐 '로또'?
몸값 낮추는 강남 재건축…부자들에겐 '로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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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문을 연 신반포센트럴자이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GS건설)

분양가 시세보다 저렴해 억 단위 차익 기대
다가구주택자 투기성 투자 실익 거의 없어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정부가 투기세력을 잡기 위해 고강도 대책인 '8.2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강남권 분양시장은 부자들에게 앉아서 수억원을 벌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경우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당첨 되더라도 금융규제 강화로 돈줄이 막힌 현재 상황에서는 계약에 필요한 수억원의 자금 마련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결국 당첨을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말그대로 '그림의 떡'일 뿐이다.

정부가 8.2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4구의 고분양가 책정에 제동을 걸면서 최근 이들 지역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가를 속속 낮추고 있다. 올해 강남4구에선 8개 단지·1만3889가구가 등장할 예정이다.

8.2대책 발표 이후 처음 강남에서 분양하는 신반포센트럴자이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25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지역에서 분양한 '래미안 신반포리오센트'와 같다. 당초 예상된 평균 분양가 4600만~4700만원보다 350마~450만원 싸게 나온 것이다. 전용면적 84㎡는 최고 15억5660만원으로 인근 신반포 자이 84㎡ 거래가인 18억4653만원에 비해 3억원가량 저렴하다.

서초구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반포센트럴자이가 생각보다 싸게 나와 분양권이 당첨되면 말그대로 수억원을 앉은 자리에서 벌 수 있는 말 그대로 '로또'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후 분양되는 단지들도 분양가를 낮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부자들의 부동산 쇼핑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반포센트럴자이 견본주택에는 아침부터 방문객들이 몰려들며 100미터가량 긴 줄을 형성하는 등 오픈 3일간 2만5000명이 다녀갔다. 그만큼 현금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같은 진풍경은 이달 중 분양할 삼성물산의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개포 시영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도 3.3㎡당 평균 분양가는 4244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에선 가장 최근 분양했던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3단지·2016년 8월 분양)가 3.3㎡당 평균 4137만원으로 분양된 만큼 평균 분양가를 최소 45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근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2단지·분양권), 디에이치아너힐즈(분양권) 같은 평형 시세는 16억원~16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어 당첨되면 2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가구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늘어나는 데다 정부의 추가 규제가 예고된 만큼 투기성 접근은 실익이 없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정부는 8.2대책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경기도 분당과 대구 수성구를 추가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책 이후 재건축 이슈가 있는 강남과 노원 등지의 주택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향후 보유세 인상 등의 추가 규제가 진행될 경우 적지않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는 "1가구 1주택자가 아니라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지 못하는 데다 가산세율까지 적용된다"며 "1주택자라도 2년을 거주해야 하고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비과세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당첨되더라도 사실 부자들에게도 큰 이익이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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