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낮춘 삼성물산 패션…빈폴·빨질레리 가격인하
콧대 낮춘 삼성물산 패션…빈폴·빨질레리 가격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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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폴레이디스(왼쪽)와 빈폴액세서리 가을·겨울 시즌 화보.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고급 신소재 사용해도 몸값 올리지 않거나 낮게 책정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콧대를 낮췄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고급 소재로 만든 빈폴레이디스와 빈폴액세서리의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남성복 브랜드 빨질레리의 외투 가격을 내렸다. 신권식 삼성물산 패션부문 상무는 "소비자가 원한다면 가격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불경기에 고가 의류 소비가 줄어들고, 저가 수요는 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복 시장은 역신장을 벗어나면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올해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여성복 시장 성장률 역시 1~2%대에 그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소비의 큰 축으로 등장한 만큼 가을·겨울(F·W) 시즌 제품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빈폴액세서리는 핸드백에 이탈리아 수입 신소재 '알칸타라'를 사용하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합리적인 가격대지만, 기능과 품질이 뛰어난 준고급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알칸타라는 인조 스웨이드로, 물이나 오염에 강해 고급 자동차 내장재로 많이 쓰인다. 이 소재 가격은 가죽의 단위 면적과 비교했을 때 더 비싸다. 그러나 빈폴액세서리는 가죽만 사용한 제품과 이 소재를 적용한 제품의 가격을 동일하게 메겼다. 가격 장벽을 걷고 그동안 비싸서 살 엄두를 못냈던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서다.

진인옥 삼성물산 패션부문 상품기획 차장은 "새로운 수요를 더 창출하기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며 "가죽과 달리 사용이 가능한 면적이 넓다는 점도 같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여성복 브랜드 빈폴레이디스 역시 고급 소재를 사용했지만,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제품 가격을 낮췄다. 올해 F·W 시즌에는 '경험'을 활용한 판촉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임수현 빈폴레이디스 디자인실장은 "경험이 새로운 소비 키워드로 떠오른 만큼 매장도 중요한 장소로 부상했다"면서 "F·W 시즌에는 현대음악과 책으로 매장을 새롭게 연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 빨질레리 가을·겨울 시즌 제품.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빨질레리는 '저지 블루종' 가격을 10% 낮춰 50만원대 후반에 선보였다. 고가 외투가 20% 신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 F·W 시즌에는 저지 블루종을 비롯한 가죽 제품으로 성장하겠다는 셈법이다.

이밖에 수트 중심에서 캐주얼로 변화를 시도하는 갤럭시와 로가디스에선 '셋업 수트'를 내놓고 가성비 전략에 발을 담갔다. 갤럭시는 재킷과 바지를 따로 활용할 수 있는 '뉴 슈트'를 새로 선보였다. 로가디스는 셋업 수트를 포함해, 안팎으로 입을 수 있는 스웨터도 출시했다.

한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를 철수하고 로가디스를 통합하면서 이익 구조를 개선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3분기 140억원 손실을 내면서 올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왔으나, 2분기 흑자전환(영업이익 95억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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