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단협 잠정합의 '또 무산'···장기화 조짐
현대차 노사, 임단협 잠정합의 '또 무산'···장기화 조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현대자동차 윤갑한 사장(왼쪽)과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임단협 교섭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0차 교섭에도 이견 못좁히고 잠정 중단…일정조차 못잡아
노조 집행부 선거 맞물려 상황 복잡…생산 차질 피해 누증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 시도가 또 다시 무산됐다. 노조가 차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조속한 단체협약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는 28일 오후 3시부터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단협 30차 교섭을 진행했다. 노사는 노조의 임금 인상 및 성과급 지급 요구, 주간연속2교대제 개편 등의 쟁점을 놓고 막판 조율에 나섰다. 교섭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정회 후 실무교섭 체제로 전환, 4시간여만에 본 교섭이 재개됐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오후 8시를 넘겨 잠정 중단했다.

사 측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 이상 하락했기 때문에 지난해 임금협상 기본급 인상분(7만2000원)에서 20% 이상 낮춰 제시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조 측과의 입장차로 절충점 찾기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지난 25일 교섭에서도 잠정합의를 시도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사 측은 그동안 3차례에 걸쳐 정기호봉+별도호봉 승급(평균 4만2879원 인상), 성과급 250%+140만원 지급, 단체개인연금 5000원 인상, 복지포인트 10만점 지급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여기에 기존 복지포인트 가운데 10만원을 국내 우수 중소기업 물품 구매를 위해 사용하면 회사가 추가로 10만원을 출연하는 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매칭그랜트 형태의 성과배분 방식도 제안했다.

노조는 그러나 조합원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면서 거부의사를 밝히는 동시에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이날까지 8차례에 걸쳐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8차례의 파업과 4차례에 걸친 주말·휴일특근 거부로 차량 총 3만8000대(시가 8000억원) 규모의 생산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회사는 추산했다.

노조는 오는 29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파업일정과 교섭 재개 시점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하지만 노조가 다음달부터 차기 집행부 선거절차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짓지 못할 경우 선거와 교섭을 병행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또 주간연속2교대제 8+8시간 완성, 해고자 원직복직,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 체결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사회공헌기금 확대와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단체상해보험 보장 확대, 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일반직 숙련승진제 개선 등도 요구하고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