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강남 재건축 시장 수주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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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14개 단지 7조원 규모…대형 건설사들 자존심 대결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 수주전이 치열하다. 시장 규모가 7조원에 달하는 만큼 건설사들도 수주를 위해 주택조합에 특화설계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올해 하반기 강남, 서초, 송파 등에서 대형 재건축 사업들이 연이어 발주될 예정이다. 시장에선 강남권 재건축의 시공액이 7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강남권 주요 단지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한신4지구 △신반포15차 △방배13구역 △서초 신동아 △잠실 미성크로바 등 14개 단지다.

▲ 서울 강남구 반포주공 1단지 조감도.(사진=서울시)

강남권 중에서도 서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수주 열기가 가장 뜨겁다. 이 단지는 신축 가구수가 5338가구에 달하고 공사비도 2조원을 웃돌아 강남 재건축 지역에서도 '대어'로 손꼽히는 곳이다. 1500억원의 입찰보증금 옵션이 있다.

현재 수주전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의 2파전 양상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양 사는 내달 4일인 입찰 마감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한 후, 같은 달 28일로 예정된 시공사 선정 총회까지 남은 기간 총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현대건설은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세우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는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의 모친이 살던 곳이라 정 사장이 직접 사업의 진행 상황을 챙길 만큼 애정을 가지고 있는 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이번 수주전에 올인 전략을 세우고 또 다른 알짜 강남 재건축 단지인 서초 신동아아파트 수주전에서 발을 뺐다. 조합측의 요구를 위해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회사인 SMDP와의 협업을 맺고 외관 디자인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경은 월크 디즈디즈니 월드 포시즌스 리조트, 두바이 오페라하스의 조경을 책임진 EDSA가 맡겼다. 특히, KB국민은행과 따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사업을 위한 금융협약을 맺기도 했다.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재건축 조감도.(사진=롯데건설)

지난 18일 입찰을 마감 신반포15차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맞붙었다. 673가구 공급에 공사비는 2089억원 규모로 조합은 9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프리미어 브랜드 '써밋'을 사용하겠다고 제안했다. 외관 전체를 하이브리드 커튼월(유리로 외벽을 둘러싸는 것)과 알루미늄 패널로 마감할 계획이다. 아파트 맨 꼭대기엔 입주민을 위한 '스카이라운지'를 만들고 통합형 복층 로비도 조성할 계획이다.

롯데건설도 프리미엄 브랜드 사용은 물론 국내 최초로 매뉴얼화된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를 도입해 하기로 했다. 컨시어지는 호텔에서 객실 서비스를 통괄하는 사람이나 서비스를 의미한다. 청소 등의 하우스서비스와 헬스서비스, 카서비스, 입주민의 VVIP카드로 롯데그룹 게열사들의 할안혜택을 받는 롯데그룹 서비스, 택배전달 등의 편의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반포 15차 재건축 아파트에 세계적인 건축가 마크맥을 비롯, 아트디렉터 김백선, 조경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니얼 커크우드 교수 등과의 협업으로 고품격 최고급 아파트에 걸맞은 외관과 인테리어, 조경시설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신반포 13·14차 재건축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신반포 13차에선 효성, 14차는 동부건설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시공비 9354억원 규모의 한신4지구도 대형 건설사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는 초대형 재건축 사업지다. 한신4지구 재건축은 서초구 잠원동 60-3 일대의 신반포 8~11·17차와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빌라 등 총 7개 단지를 묶어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3685가구 규모 대단지로 다시 태어난다.

최근 열린 한신4지구 재건축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을 제외하고 10대 주요 건설사들이 모두 참여했다. 호반건설, 효성 등 중견 건설사도 모습을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마감은 다음 달 18일 예정돼 있다.

또 하나의 정비사업 대어인 방배5구역에선 현대건설이 시공권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방배5구역 재건축은 서초구 방배동 946-8 일대를 아파트 255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갖춘 단지로 조성하는 공사비 7492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14일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수의계약 신청접수를 마감한 결과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은 내달 9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찬반 여부를 물은 뒤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이외에도 강남 일원대우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지 역시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해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상정돼 있다. 현대건설은 두 단지 모두 '디에이치'를 사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 재건축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사실상 이번이 강남권에서 굵직한 정비사업을 수주할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때문에 건설사들은 출혈 경쟁도 불사하고 주요 사업지 수주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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