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 통신株, 요금 인하 리스크에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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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12일간 8~9%↓…취약층 경감, 보편 요금제 앞두고 투심 위축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4차 산업혁명 수혜와 실적 개선 기대감에 순항했던 이동통신 3사의 주가가 뚜렷한 내리막을 타고 있다. 통신비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등 정부의 통신비 인하 움직임으로 수익 악화 우려가 부각된 까닭이다.

이후에도 취약계층 요금 경감, 보편 요금제 등 통신사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요금 인하 방안이 예정돼 있어 통신 3사에 대한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통신업종 지수 추이.(표=키움증권 HTS 캡쳐)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통신업 지수는 382.19메 마감했다. 사흘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지난 2일 419.05를 찍은 이래 8.8% 떨어진 상태다. 12거래일 가운데 사흘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 마감하며 전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통신업종의 하락은 구성 종목인 이동통신사 3곳의 주가가 곤두박질 친 영향이 컸다. 통신주 대장격인 SK텔레콤은 12거래일간 8.29% 떨어졌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9.32%, 9.76% 빠졌다. 이들 3사의 주가는 올 들어 산업적 수혜, 실적 개선 등 호재 출현 기대감에 전달까지 18~45%가량 뛰었지만, 한 달 만에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달부터 강행키로 한 '이동통신 선택약정 할인율 확대' 방안이 통신주의 주가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관측된다. 선택약정 할인은 단말기 지원금 대신 매월 청구되는 통신 요금의 일부를 할인 받는 제도로,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하는 게 이번 방안의 골자다. 신규 가입자에게만 적용되지만, 통신사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선택약정 할인율 5%p 상향을 기존 가입자에 소급 적용하지 않으면, 이통 3사의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대비 180억원(0.4%) 감소한 뒤, △2018년 2836억원 △2019년 5585억원(11.7%) 등 매년 하락폭이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통신사들은 소급적용 여부와 무관하게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정책에 대해 반대하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선택약정 가입자의 만기가 도래하는 2019년부터는 소급여부와 무관하게 차이가 미미하며 이익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예상됐던 소급 적용 부분은 제외됐다"면서도 "무선 매출 회복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던 통신사들은 악재 요인이 나타나면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해졌다"고 판단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통사가 행정 소송 및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면서 " 관련 규제 리스크가 축소될 때까지 통신주 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요금할인율 상향 외에도 65세 이상 저소득층의 월 1만1000원 요금감면, 보편적 요금제 등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의지를 담은 정책들이 추가로 예정돼 있어 투심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황성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비 조절 여부가 실제 통신사들의 수익성 악화 정도를 결정할 요소가 될 것"이라며 "관련 이슈는 6월 이후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다 주며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제도 시행이 거의 확정적이라는 점에서 센티멘트 악화 요인임에는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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