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CEO 바꾼 한국지엠, 부진 탈출? 한국 탈출?
[초점] CEO 바꾼 한국지엠, 부진 탈출? 한국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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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까지 판매량 전년 대비 21%↓…남은 기간 실적 회복 중요
신임 사장, 인도법인 철수 당사자…한국 '철수' 조심스럽게 점쳐

▲ 카허 카젬(Kaher Kazem) 신임 한국제임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카허 카젬 사장은 제네럴모터스(GM)가 인도법인을 철수할 때 법인 사장으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그가 한국지엠 차기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철수설'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서울파이낸스 권진욱·전수영 기자] 한국지엠이 수장을 교체하고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수장 교체가 실적부진 탈출을 위한 것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17일 제임스 김 사장 후임으로 카허 카젬(Kaher Kazem) 제네럴모터스(GM) 인도 사장을 한국지엠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한국지엠을 떠난 제임스 김 전 사장은 당분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암참) 회장직만 맡는다. 이는 제임스 김 전 사장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었을 때부터 수행했던 자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월 부임한 제임스 김 전 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장직을 내려놓은 것에 대해 실적 부진, 노사문제, 한국지엠 철수설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이 4년간 한국지엠을 이끌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제임스 김 사장은 불과 1년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그만큼 실적 부진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내부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국내 완성차 업계 중 현대·기아차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고 한국지엠은 11.3%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지엠은 국내 시장에서 8만3509대를 판매해 전체 판매량(91만296대) 대비 9.2%에 머무르며 시장 점유율 10%대가 무너졌다.

결국 2015년(15만8404대) 대비 2016년(18만275대)에 전체 판매량이 13.8% 증가했지만 그 부분을 모두 까먹은 것이다.

이 같은 결과로 제임스 김 사장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지엠의 수장 교체가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평가와 함께 실적 부진은 제임스 김 사장의 문제가 아닌 경쟁 심화와 함께 신차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한국지엠의 실적을 견인했던 스파크 판매가 격감했다. 지난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 4만6505대를 기록했던 스파크는 올해 같은 기간 불과 2만8162대 판매에 그쳤다.

출시 초기 큰 인기를 끌었던 임팔라는 같은 기간 8670대에서 2512대로 71.1%가 줄어들었으며 알페온은 고작 8대만이 팔렸다. 경쟁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신차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유지 또는 높였지만 한국지엠은 오히려 올해 7월까지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 줄어들었다.

▲ 한국지엠은 지난 17일 인천 부평 본사에서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완성차 누적생산 1000만대를 달성한 기념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 7월까지 한국지엠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 감소해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사진=한국지엠)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부진과 맞물려 한국지엠의 한국 철수설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한계점이 다다른 것으로 보고 일단 철수를 한 후, 그동안 다져진 브랜드를 발판으로 국내 판매망을 통해 차량을 공급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카허 카젬 신임 사장이 GM 인도법인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실적을 이끌지 못했으며 법인 철수 작업을 했던 인물이어서 이 같은 추측이 더욱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올해 실적이 반등하지 못할 경우 ‘철수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현재 노조 측과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로 지속될 경우 한국지엠은 내외적으로 심각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국내 완성차업체 중 3위를 차지하며 조금씩 시장을 넓혀왔지만 베스트셀링카가 많지 않아 불황 속에서 실적이 부진했다. 더욱이 외국에서 많이 팔렸던 차가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이 부진의 영향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신임 사장이 실적을 만회하지 못한다면 굳이 한국에 남을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 남은 올 한 해 실적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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