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결심공판이 있었던 지난 7일, 세상에 눈과 귀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쏠렸다.

이날 취재진은 물론 이 재판을 보러온 일반 시민들로 법원은 그야말로 장사진을 이뤘다. 그중에는 휠체어에 몸을 실은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도 있었다.

결심 공판에 출석한 이 부회장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도 "자신이 부족한 점이 많고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못했다. 다 제 책임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에 방청석에서 힘내라는 말도 들려왔고 심지어 눈물을 보이는 방청객 모습도 보였다.

이 부회장은 적어도 자신을 위해 눈물까지 흘리며 '무죄'라고 대신 외쳐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결코 외롭진 않았을 것이다.

보통 선고를 앞둔 피고인은 반성의 의미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한다. 하지만 이날 이 부회장이 흘린 눈물을 두고 일부에서는 억울함의 눈물도, 반성의 눈물도 아니었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법정 안에서 눈물을 흘렸고 법정 밖에서는 또 다른 의미의 눈물을 흘린 이가 있었다. 바로 결심공판을 보러온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한 모씨였다. 그는 "돈과 권력이 있어도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정의로운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법원을 찾아 왔다"고 했다.

이런 그에게 친박 단체 회원들은 삼성에 돈이나 구걸하러 온 사람처럼 몰아붙였고 심지어 입에 담기 힘든 욕설까지 내뱉었다.

결국, 한 씨는 법원 직원의 도움으로 법원 밖으로 나왔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눈물을 쏟아냈다.

어쩌면 그는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또한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하지 않고 있으면서, 심지어 대통령에게 수백억의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 속에서도 법정에서 '나는 죄가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분노에 눈물을 흘렸는지도 모른다. '억울하다'며 흘린 눈물이지만 그 느낌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어쨌든 이 사건의 진실은 곧 있을 1심 법원의 선고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나는 무죄'라고 흘린 이 부회장의 눈물과 죄를 지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직업병 피해자의 눈물, 과연 법의 여신 아스트라이아의 저울이 어디로 기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