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거래소 이사장 사의…금융권 '친박' 물갈이 신호탄?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 사의…금융권 '친박' 물갈이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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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임에 이철환·김재준 등 거론…이동걸 산은 행장 거취도 주목
공석 수출입·수협銀, 서울보증보험 등 금감원장 인사와 맞물려

[서울파이낸스 정수지 기자]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물러난다. 금융권의 대표적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꼽히는 정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포함한 다른 친박 인사의 거취도 주목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전날 오후 임원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한국거래소를 떠나려 한다"며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 이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2019년 9월까지다. 그는 후임자 선출을 위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개최 여부를 금융위원회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이사장은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힌다. 2013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을 지냈다. 이후 거래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권의 친박 실세로 알려진 만큼 거래소 이사장 임명 당시, 공식선임 절차가 진행되기 전부터 내정설이 퍼져 '낙하산'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결국 그는 금융위 시절 최순실씨의 청와대 인사 청탁에 따라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특검 조사도 받았다.

올해 6월에는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배당했다.

거래소는 정 이사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후임자 선출을 위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구성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거래소 이사장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모집과 추천위의 추천을 거쳐 증권사 포함 30여개사 대표가 참여하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추천위는 사외이사 5명,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대표 각 1명, 금융투자협회 추천 2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 구성부터 차기 이사장 선임까지는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추천위는 이사장 임기 만료 2개월 전 구성되나 지난해 정 이사장이 선임될 때는 추천위 구성 완료부터 주총까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전임자인 최경수 전 이사장이 임명될 때는 추천위 가동 이후 최종 선임까지 4개월가량 소요됐다.

정 이사장의 거취 문제가 거론된 것이 꽤 오래 된 만큼 후임 이사장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하다.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김재준 현 코스닥시장위원장 등 몇몇 인사가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올라있다.

한편 정 이사장이 이번에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친박계 인사를 비롯해 금융권 인사의 물갈이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 이사장의 사퇴와 함께 금융권 친박 인사로 꼽히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거취 표명이 조만간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캠프에 합류, 금융관련 공약을 개발하는 등 선거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했다. 전현직 금융인 1300여명에게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선거 일선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장을 포함한 금융기관 인사도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수출입은행장, 수협은행장, 서울보증보험 사장 등이 공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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