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목표 신동빈, 배당성향 30% 확대 '승부수'
지주사 전환 목표 신동빈, 배당성향 30% 확대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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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5년 1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홈쇼핑 경영투명성위원회 위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롯데홈쇼핑)

4개 계열사 최근 2년 평균 12~13%…중간배당도 적극 추진
신동주 "롯데쇼핑 중국사업 위험 3개사 주주에게 전가" 주장

[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4개 계열사(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롯데쇼핑) 분할합병과 지주사 전환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17일 롯데그룹은 4개사가 이날 향후 배당성향을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리면서 중간배당도 추진할 계획임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지주사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 쪽은 이날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위험이 다른 3개사 주주에게 전가된다. 롯데그룹은 사실을 호도하여 주주를 현혹하지 말라"며 맞섰다.

롯데그룹은 최근 2년간 평균 12~13%인 4개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주주가치를 높이고, 내년 배당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2015년부터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해왔다. 지난 4월 열린 4개사 이사회에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한 뒤엔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 전환 준비에 돌입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계열사 지분관계가 정리돼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해소되고, 지배구조가 단순화되면서 시장이 기업과 주주가치를 긍정적으로 재평가할 것이라고 롯데그룹은 주장했다. 또 "공신력 있는 의결권 자문사 ISS 역시 4개사의 기업분할 및 합병이 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배구조 단순화와 순환출자 해소를 통해 주주가치 상승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지주사 전환 찬성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신 전 부회장이 지난 5월 법원에 낸 두 건의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리아, 코리아세븐, 대홍기획 등 5개 계열사를 상대로 59가지 회계서류 열람과 등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법원은 회계서류 열람과 등사 가처분 신청이 지주사 전환과 관련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를 상대로 낸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은 절차에 문제없다는 판결로 16일 기각됐다. 17일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에 대한 주총결의 금지 신청도 기각됐다.

4개사는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합병 승인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주주총회에서 승인하면 10월 초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출범한다. 롯데지주는 자회사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센스 관리 등을 맡게 된다.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 발표는 주주중심 경영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향후 배당정책도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적인 목표로 삼을 것"이라며 "지주사 전환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지난 9일 공시 내용이 "주주를 현혹할 위험이 크다"는 주장을 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4개사 분할합병은 롯데쇼핑의 사업위험이 다른 3개사 주주들에게 전가돼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지주사 전환 추진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분할합병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중국자회사 주식과 고유 사업은 롯데지주로 이전되지 않으므로, 신동주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공시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공시 내용에 대해 "분할합병 후 롯데쇼핑 사업회사는 롯데지주의 자회사가 되고 중국 자회사 주식의 대부분을 롯데쇼핑 사업회사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자회사의 사업위험은 롯데지주에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롯데쇼핑 중국사업의 위험이 롯데지주에 전가되지 않는다는 롯데그룹의 주장은 사실을 호도하는 말장난"이라고 비꼬았다.

순환출자 고리와 관련해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음에도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소액주주의 희생과 손실을 바탕으로 이를 해소하려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한 작태라 할 것"이라며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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