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마켓] 고비 넘긴 한국항공우주…증권가는 '싸늘'
[인사이드 마켓] 고비 넘긴 한국항공우주…증권가는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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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회계법인 감사의견 '적정'검찰조사·금감원 정밀감리 '첩첩'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항공우주가 반기보고서 검토의견 '적정'을 받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증권가는 싸늘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검토 의견만으로 분식회계 의혹이 모두 해소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데다, 검찰 조사와 금융감독원의 정밀감리 등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다는 지적에서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항공우주는 전 거래일 대비 16.12% 급등한 4만285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3거래일 만에 반등이다. 지난 6월8일 6만47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연이어 터진 악재에 33%가량 빠졌지만 이날 4만원대를 회복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모습이다.

▲ 표=IBK투자증권

지난 14일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상반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회계인식 기준을 변경해 2013~2016년까지의 수정 재무제표를 정정공시했다. 인식 기준 변경 결과 수정전 손익계산서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350억원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734억원, 당기순이익은 427억원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부터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회계기준 규정을 위반한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검토의견 '적정'을 내놨다.

한국항공우주의 주가 급등은 삼일회계법인이 검토 의견 '적정'을 받아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검토의견이 '적정'이나 '한정'이 아닌 '부적정'이거나 '의견거절'로 나오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데, 당초 업계에서는 한국항공우주가 검토의견 '한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전문가들은 한국항공우주에 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검찰 수사와 금감원 정밀감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돌발 악재가 나타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서다.

우선 NH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를 기존 9만9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52% 내렸다. 주요 위험요인으로는 △정부 납품 물량 수익성 저하 △수리온(한국형 기동헬기) 사업 매출 하락과 수금 지연으로 현금흐름 악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금감원 검찰 조사 장기화 가능성과 추가 비리 규명 가능성 존재 등을 꼽았다.

유안타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4만1000원으로 43% 하향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기보고서에 대한 적정 의견은 모두 회사와 회계법인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른 조치"라며 "금감원 감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돼 분식회계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IBK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투자의견을 잇달아 내렸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8만원을 삭제한 후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계기준 변경으로 향후 실적 추정에 중요한 근거자료(국내방산, 완제기수출 프로젝트별 매출 인식 시점 및 규모)가 부족해 목표주가 산출에 어려움이 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하이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5만3000원으로 24% 하락시켰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의 주가는 지난달 14일에는 서울중앙지검의 압수수색 여파로 약 14% 하락했으며 지난 2일 분식회계 의혹으로 인해 약 30% 추가 급락한 바 있다"며 "그 만큼 재무제표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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