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최순실 의혹' 박창민 사퇴…대우건설 매각 탄력 받나
[초점] '최순실 의혹' 박창민 사퇴…대우건설 매각 탄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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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산업은행 "매각작업 예정대로 진행 오는 9월말 공고"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대우건설 최초 외부인 최고경영자(CEO)로 '낙하산' 논란까지 빚어졌던 박창민 사장이 취임 1년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올해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이 이번 박 사장 퇴임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는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박 사장은 이날 오전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사의 표명했다. 지난해 8월23일 공식 취임 후 채 1년을 채우지 못한 시점이다. 그는 회계이슈를 마무리하고, 올 상반기 4669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경영성과를 내면서 대우건설을 이끌어 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선임절차에 대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각에서 박 사장의 사임과 대우건설의 매각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등 CEO 리스크로 인해 진행 중인 매각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자진사임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며 "CEO부재에 따른 경영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관 및 이사회 규정에 의거 송문선 CFO(수석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행하며, 조직 및 수행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건설기업노조는 박 사장의 자진사퇴와 산업은행의 매각 중단을 요구해왔다. 건설기업노조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청구를 감사원에 제기했다. 지난해 8월 박 사장 선임에 최순실이 적극 개입한 정황이 박영수 특검에 의해 밝혀진 만큼 현 체제에서 매각을 진행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예정대로 매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산은은 지난달 매각추진위원회를 열고 대우건설 매각주간사 후보로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 회계자문사 후보로 한영회계법인, 법무자문사 후보로 법무법인 세종을 각각 선정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BoA메릴린치, 법률자문사 법무법인 세종은 대우건설의 정확한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약 두달 동안 면밀한 기업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산은은 매도자 실사를 거친 후 오는 9월말 공고를 내고 예비입찰, 본입찰을 차례로 시행한다.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은 내년 3월 말이다. 매각 대상은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를 통해 들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00만주)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산은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의 가치는 1조5414억원으로 경영 프리미엄(30%)을 고려하면 2조원 가량이다. 산은은 대우건설 인수에 총 3조2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바 있어 현재 주가에 매각을 진행할 경우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대우건설 매각이 구체화되는 것은 산은이 최근 규정을 바꿔 장부가가 아닌 시장가로 매각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업은행이 제시한 대우건설의 매각 적정 주가는 1만3000원 수준이지만 주가가 1만3000원까지 상승하기를 기다리기보다 매각을 흥행시켜 주가를 끌어 올리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산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다만, 대우건설을 인수할 건설사들은 국내에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시장에서는 SK건설과 호반건설 등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거론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동과 인도, 중국 등 외국계 자본이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의 잇단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와 가뜩이나 나쁜 경기에 덩치가 큰 대우건설을 통째로 사려는 회사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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