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지수 이틀째 동반 하락
[서울파이낸스 정수지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북한 간 긴장 고조 상황이 지속되자 이날 역시 내림세로 가닥을 잡았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4.69p(0.93%) 하락한 2만1844.0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5.81p(1.45%) 낮은 2438.2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5.46p(2.13%) 내린 6216.8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미국과 북한 간 긴장 고조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확산한 탓에 장 중 내림 폭을 확대했다. 시장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도 급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VIX는 전 거래일보다 44.64% 급등한 16.03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북한에 경고한 데 이어 다음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북한은 정권의 종말과 국민의 파멸을 이끌 어떠한 행동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이후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4발로 괌을 포위 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해 양국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이전 발언들이 충분히 강하지 못했다"고 언급해 투자 심리는 더 악화됐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금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가격은 전일보다 온스당 10.80달러(0.8%) 상승한 1290.1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월7일 이후 최고치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이 2.2%가량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와 금융, 헬스케어, 산업, 소재는 1%대 동반 약세였고 유틸리티가 0.3% 정도 오른 것 외 전 업종 주가가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주요 기술주인 애플은 3.2%, 알파벳과 아마존은 각각 1.8%, 2.6% 떨어졌다.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 주가는 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올해 실적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은 영향으로 10%가량 밀렸다.
메이시스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1억1600만달러(주당 3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8센트로 팩트셋 예상치 46센트를 웃돌았다. 매출은 55억5000만달러로 팩트셋 조사치 55억2000만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 매출이 전년대비 3.2~4.3%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기존 실적 예상치는 유지했다.
또 다른 백화점 체인인 콜스 주가는 실적 호조에 장 초반 급등세였으나 6% 가까이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콜스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2억800만달러(주당 1.24달러)를 시현했다고 밝혔다. 조정 EPS는 1.24달러로 팩트셋 예상치 1.19달러를 상회했다. 동일매장 매출도 1년 전보다 0.4% 늘었고 전체 매출은 41억4200만달러로 집계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증시가 연일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흔들리고 있으나 미국과 북한의 위협은 실제 행동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지수 하락 폭도 제한 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7월 미국 생산자물가는 물가 상승 압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상무부는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대비 0.1%(계절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상승이었다. 7월 PPI는 전년비 1.9% 상승했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7월 근원 생산자물가도 0.1%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상승을 예상했다.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년비 1.8% 올랐다.
지난 5일 끝난 주간 미국 실업보험자수청구자 수는 증가했으나 40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고용시장 호조세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 건수가 3000명 늘어난 24만4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집계치 24만명을 소폭 웃돈 수치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1000명 감소한 24만1000명을 기록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임금 상승이 비교적 완만하다며 중기적으로 물가가 2%를 향해 오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6~10개월간 매우 낮은 수준의 수치들이 통계에서 빠질 때까지 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2%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실업률 하락에도 임금 상승이 비교적 완만하다며 이는 생산성 부진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42.2% 반영했다.
한편 이날 유럽 주요 지수도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4% 떨어진 7389.94까지 후퇴했다. 독일 DAX 30 지수는 1.15% 하락한 1만2014.30, 프랑스 CAC 40 지수는 0.59% 내린 5115.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 역시 1.14% 빠진 3428.99를 기록했다.
이날 유럽 주요 증시에서 투자자들은 북한과 미국 사이의 긴장수위를 주시하며 지정학적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영국 주요지수는 무역적자 확대 소식과 대형주의 배당락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더 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