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알맹이' 빠진 프랜차이즈 혁신위
[기자수첩] '알맹이' 빠진 프랜차이즈 혁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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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경영학과 교수, 시민권익센터운영위원장,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갑질' 논란으로 지탄을 받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10일 발표한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 명단은 위원장으로 위촉된 최영홍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각계 전문가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이번 혁신회 명단에는 가맹점주들을 대표할 수 있는 업계 당사자가 빠졌다는 점이다. '을(乙) 빠진 혁신위'라고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 교수는 "가맹점주들의 참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충분히 현장의 애로사항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과 거리가 먼 전문가 집단으로 꾸린 혁신위가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이날 혁신위가 내놓은 대안은 현장과 거리가 멀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수준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었다.

최근 불거진 '오너리스크'와 관련해 최 교수는 "법적으로 어디까지 가맹본부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혁신위 구성원들이 너무 현장감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12년 동안 근무했다. 12년 동안 단 하나의 소송건이 없었다"고 답했다. 기자들은 '동문서답'이란 반응을 보였다.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로 여론이 극도로 나빠지자 정부는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내놨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직접 브리핑을 하면서 폐단을 바로 잡겠다고 약속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혁신위를 꾸린 이유다. 

하지만 혁신위 출발을 알리는 간담회에선 시작부터 '삐꺽'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갑질을 근절시키고, 을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혁신위가 되려면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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