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북-미 '强 對 强' 대치…이번에도 증시 영향 '제한적'?
[이슈분석] 북-미 '强 對 强' 대치…이번에도 증시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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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시에도 급락 하루 만에 반등전문가들 "학습효과'로 단기 악재"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북한과 미국이 '강(强) 대 강'으로 맞서면서 코스피가 맥없이 주저앉았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6.34p(1.10%) 내린 2368.3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370선 밖으로 밀려난 것은 지난 6월21일 이후 처음이다. 사흘 만에 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이 2641억원어치 주식을 시장에 내던지자 장 중 기관이 '사자'로 전환해 2953억원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신문 워싱턴포스트가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보도하자 나온 반응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 북한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을 포위 사격하는 작전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미국 영토 부근에 미사일을 쏘겠다며 직접적 위협을 가한 것은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북한 핵 개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재부각되며 투자자들의 투심이 급격히 위축됐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수년간 반복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학습효과'를 고려할 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도 증시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시각이 일치하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에서 '알려진 재료는 더 이상 재료가 아니다'라는 격언이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미 케케묵은 악재인 데다 과거에도 수차례 반복됐다 다시 빠른 복원력을 보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 북한 리스크 중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2011년 12월1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무려 3.43% 급락했지만 다음날인 20일 0.91% 올랐고 21일에는 3.09% 수직 상승했다.

다만 한쪽에서는 4월에 이어 또 다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배경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이 소위 미국의 인내 범위, 즉 '레드라인'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다"며 "이 같은 위험이 단기에 해소되긴 쉽지 않아 보이며, 따라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와 순매수를 반복하는 현상이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문제에 대한 해답이 오는 21일을 전후해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 봤다. 21일에는 을지프리던가디언 훈련이 예정돼 있고 미군의 핵 전략무기들이 대거 훈련에 배치된다. 최 연구원은 "북한에서 나타날 훈련에 대한 반응, 미군의 훈련 내용 등을 통해 향후 북미 대화의 방향성 탐색이 가능할 것"이라며 "적당한 수준의 협상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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