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건강보험 보장강화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업계 "실손보험 손해율 낮아질 것"…대체상품 개발 숙제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문재인 정부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한 건강보험 보장 강화 대책을 내놨다. 보험업계는 손해율이 높아 골칫덩이었던 실손보험의 안정화를 기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실손 보험의 입지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서울 강남구 서울성모병원에서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 가계파탄을 막는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대책의 핵심은 오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MRI, 초음파 등 치료에 필수적 비급여는 모두 '급여' 또는 '예비급여'를 통해 급여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미용·성형 등 치료와 무관한 경우에만 비급여로 남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비급여는 국민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이 비용을 부담하는 급여 대상에서 제외된 항목을 가리킨다. 건강보험 가입자라도 비급여 진료비는 100%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실손보험은 이 비급여 진료비와 급여 진료비 중 본인 부담금을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이다.

정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총 의료비 69조4000억 원 가운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의료비 규모는 13조50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대책에 정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30조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대책이 완료되면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5년 기준 63.4%에서 7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책이 발표되자 보험업계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비급여 의료비의 상당 부분을 실손보험이 보장하고 있어 비급여 의료비가 줄어들면 보험사로서는 지출해야 할 보험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비급여를 급여로 표준화하는 것은 보험업계가 원하는 부분이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손해율이 안정되면 보험료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률이 65%이고, 실손보험의 비급여 보장률이 80%인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비급여 의료비가 4조5000억 원가량 감소한다.

하지만 실손보험이 손해율 정상화와 함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이에 보험사는 새로운 형태의 보험 개발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실손보험이 출시된 지 불과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 건강보험 대책에 따라 또 한번의 개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현재의 실손보험을 대체할 새 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뜻대로 비급여가 급여로 모두 전환하려면 최소 5년이 소요될 전망이라 해당 기간동안 국민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바로 반영되긴 힘들다"며 "정부가 발표를 했으니 앞으로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여지며, 적어도 2~3년 후부터는 구체적으로 방안이 윤곽이 잡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