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늪 분유업계, 중국 넘어 동남아 뚫는다
'저출산' 늪 분유업계, 중국 넘어 동남아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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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푸드는 주력 분유 브랜드인 '무항생제 위드맘' 분유의 베트남 수출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 = 롯데푸드)

롯데푸드, 무항생제 위드맘 베트남 수출 계약…할랄시장 개척 쉽지 않아

[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저출산 시대를 맞아 성장세가 꺾인 분유 업계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로 불똥이 튈까 숨죽이는 가운데, 동남아아시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할랄(Halal·이슬람 율법대로 제조 공정을 거친 제품) 인증을 받고 이슬람국가로 수출길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읽힌다.

지난해까지 국내 분유 업계는 중국 수출에 힘을 쏟았다. 관세청 조사 결과 대중국 조제분유 수출액은 2013년 651억원(1달러당 1154원 적용)에서 지난해 1211억원으로 3년 새 86% 늘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분유 업계는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섰다.

9일 롯데푸드는 파스퇴르 무항생제 위드맘 분유의 베트남 수출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주력 분유 브랜드인 '위드맘'으로 베트남의 프리미엄 분유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것이다. 예상 수출액은 2020년까지 약 2000만달러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도 파스퇴르 위드맘 분유를 선보이게 됐다"며 "파스퇴르 분유의 우수한 품질로 성장하는 베트남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각각 2011년, 2015년 이슬람 지역으로의 수출을 위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사진 = 각 사)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경우 이미 이슬람 지역 수출을 위해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 2011년 남양유업은 국내 유업계 최초로 수출용 '멸균초코우유'의 할랄 인증을 받고, 말레이시아 학교급식 전용 우유 수출길을 열기도 했다.

매일유업도 2015년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기관으로부터 조제분유, 멸균유, 쥬스블랜드 등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이슬람 국가 수출에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했지만, 판로 확보가 쉽지 않아 현재는 잠정 보류 상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국내 인증기관의 인지도가 낮아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할랄시장이 마치 '대박'인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이는 실제와 다르다. 현재 분유 수출 물량은 100%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슬람 동남아 시장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양분유로 잘 알려진 일동후디스는 뉴질랜드 등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함에 따라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기 때문에, 동남아 수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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