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이동신 자산과세국장이 부동산 거래과정에서 세금탈루 혐의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주택·30세 미만 고가주택 구입·프리미엄 과소 신고 등…탈세에 초점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국세청이 주택 가격 급등지역 부동산 거래에서 탈세 혐의가 짙은 다주택 보유자,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서울 전 지역(25개구), 경기 7개 시(△과천 △성남 △하남 △고양 △광명 △남양주 △동탄2), 세종, 부산 7곳(△해운대 △연제 △동래 △부산진 △남 △수영 △기장) 등 청약조정대상 지역과 기타 주택 가격 급등지역 부동산 거래 과정을 분석해 탈루혐의가 짙은 286명을 선별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다주택 보유자이거나 30세 미만이면서 고가 주택을 취득한 사람 중 자금 출처가 부족하거나 시세보다 분양권 프리미엄을 과소신고한 사람들이 대상이다.

아울러 △분양권 다운계약이나 불법 전매를 유도하는 등 탈세 행위를 조장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 중개업자 △고액 전세금을 편법 증여받거나 △주택 가격 급등지역에서 소득을 축소 신고한 주택 신축 판매업자도 세무조사 선상에 올랐다.

사례를 살펴보면 실제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혁신도시에서 고액 프리미엄이 형성된 아파트 분양권을 12차례나 양도하고도 세액은 400만원만 납부한 사례도 있다. 청약 당시 경쟁률이 33대 1에 달했고 현재 프리미엄 시세도 4억원인 강남 지역 아파트 분양권을 양도하고도 양도차익이 없다고 신고해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부동산 임대업자인 시아버지에게서 전세자금을 받아 강남 대치동에 있는 전세금 15억원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액 전세 세입자도 편법 증여 혐의로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수십 채 빌라를 신축 판매하고 다수 주식, 고급 외제 차를 보유하면서 호화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소득을 축소 신고해 탈세 혐의가 있는 주택 신축 판매업자도 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은 탈루 세금을 빠짐없이 추징하기 위해 거래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까지 금융 추적조사를 시행한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관련 법에 따라 관계기관에 통보·고발하는 등 엄중히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국세청의 부동산 탈루혐의자 세무조사는 지난 2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서울, 경기 과천, 세종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서울과 부산 해운대 등 40곳의 청약조정대상 지역에서 다주택자가 양도차익을 올릴 경우 최고 60% 세율을 적용하는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국세청은 투기 수요를 잡고 실수요자 위주로 부동산 시장을 조성한다는 현 정부 취지에 맞게 앞으로 다주택자, 연소자 등의 주택 취득자금 변칙증여에 대한 검증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투기과열지구의 조합원 입주권 불법 거래 정보를 수집해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할 방침이다.

8.2 부동산대책 이후 규제가 덜한 일부 경기 지역, 오피스텔·상가주택 등 다른 부동산으로 투기 수요가 이동하는 조짐이 보임에 따라 부동산 거래가 과열될 소지가 있는 지역은 중점 관리지역으로 추가 선정해 거래동향을 관리하기로 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거래액 3억원 이상 주택을 취득한 사람에 대해서는 자금조달 계획서를 수집해 자금 출처를 검증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전국 지방청, 세무서에 있는 총 371명 규모의 '부동산탈세감시조직'을 총동원해 부동산 거래에서 탈세 행위를 적발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올 상반기에도 부동산거래와 관련해 총 2001건을 조사해 양도소득세 탈루, 부동산 취득자금 변칙증여와 같은 혐의를 확인해 2672억원을 추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