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현장] "제주도 2030 모여라"…이색 호텔 '플레이스 캠프 제주'
[비즈 현장] "제주도 2030 모여라"…이색 호텔 '플레이스 캠프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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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플레이스캠프 제주의 중앙광장 모습. (사진=플레이스캠프 제주)

객실 97% 1~2인실, 20~30대 맞춤형…'젊은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 지향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제주도에 이색 호텔이 등장했다. 플레이스 캠프 제주는 국내 20~30대의 젊은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문화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플레이스 캠프 제주는 총 235개 객실을 보유한 호텔이다. 5개 객실이 스위트룸으로 조성됐고 나머지 230개 객실이 모두 1~2인실이다. 최근 대부분의 호텔이 유·아동 전문 객실을 만들며 가족 단위로 여행객을 모집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플레이스 캠프 제주 관계자는 "소단위로 여행을 즐기는 20~30대 젊은 층을 주 고객으로 한다"며 "젊은 여행객들이 피아노와 그림, 보드 등 자유롭게 자신의 열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중앙광장과 문화공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플레이스 캠프 제주의 콘셉트는 명확하다. 이름에서처럼 '젊은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플레이스캠프는 아침 조깅과 요가, 프랑스 자수, 캘리그라피 글귀나눔, 성산 일출봉 등산, 보드타기, 스피닝, 영화 보기 등의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매주 운영하고 있다.

보통 문화공간은 오전 10시 요가와 오후 4시 캘리그라피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투숙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MT존'으로 탈바꿈해 보드게임을 즐기거나 음료를 마시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활용된다.

야외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객실은 잠을 자는 공간으로만 기획됐다. 넓은 객실, 호화스러운 인테리어를 떠올릴 수 있는 일반 호텔과는 달리 과감하게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한 것.

객실은 최소한의 면적에 침대와 세면대, 화장실로 구성됐다. 객실 내 냉장고가 없기 때문에 각 층에 마련된 정수기와 얼음을 사용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제주도를 방문한 젊은 여행객들은 사실 호텔 객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인테리어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대신 낮에 활동한 만큼 충분한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매트리스와 베게, 이불 등 침구를 최상급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감옥 호텔이 인기를 끌면서 독방 같기도 한 내부 인테리어가 오히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플레이스캠프 제주는 여행객뿐만 아니라 내부 시설물, 입점 브랜드들도 '청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입점해 있는 식음료(F&B) 브랜드는 △카페 도렐 △오스테리아 일 디토 △스탭밀 △스피닝 울프 △아레파 그릴 △샤오츠 △알이즈웰 △떡다이브 △미스터브레들리 등 총 9개다.

카페 도렐을 제외하고 모두 생소한 이름인데 요리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청년들이 운영하는 식당이기 때문이다. 수제 빵부터 피자, 파스타, 떡볶이, 홍콩식 요리까지 플레이스캠프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들로 F&B를 구성하면서 희소성을 높였다.

또 객실 내 걸려있는 그림들도 지역 예술가들과 청년아티스트들의 작품이다. 청년작품 역시 공모전을 통해 선발됐으며 이를 소개하는 아트북도 편집숍에서 함께 판매하고 있다.

플레이스캠프 제주는 올해 여름 휴가철을 맞아 특별한 축제들도 진행했다.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는 제주 최초의 맥주 축제 '짠'을 선보였다.

맥파이, 브루클린 브루어리, 더 부스, 미켈러, 에잇 와이어드, 구스 아일랜드 등의 수제 맥주와 레드락, 바이엔슈테판, 파울라너, 레페 블론드 등 수입맥주까지 총 37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당시 진행된 맥주축제에는 투숙객뿐만 아니라 여행객, 제주도민 등 총 3000여명이 함께했다. 오후에는 중앙광장에서 음악을 꿈꾸는 청년들과 이를 후원하는 기업들이 함께한 '바람콘서트 버스킹'이 열렸고 이후 밤 11시부터 새벽 2시40분까지는 디제잉파티(DJ)가 펼쳐졌다. DJ는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상순과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등이 맡았다.

김정화 플레이스캠프 제주 콘텐츠에디터는 "플레이스 캠프의 역할은 단순 호텔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며 "우리는 모든 고객을 플레이어라고 부르고 이들이 더 잘 놀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고 공유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 플레이스캠프 제주가 판매하고 있는 아트북.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작품들은 호텔 내 객실에 비치되고 플레이스캠프 제주는 아트북을 통해 다시 고객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 플레이스캠프 제주의 객실 모습. 객실은 잠을 자는 공간으로 최소한의 면적에 꼭 필요한 가구만 배치돼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 지난달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플레이스캠프 제주의 문화광장 모습. 'MT존'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플레이스캠프 제주에서 열린 제주 최초의 맥주 축제 '짠'의 현장. (사진=플레이스캠프 제주)
▲ 지난달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플레이스캠프 제주에서 열린 '디제잉파티'의 모습. (사진=플레이스캠프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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