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사드 추가배치 검토 소식에 긴장
항공업계, 사드 추가배치 검토 소식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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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노선 재개 불가할 듯…일본·동남아 노선 과잉에 출혈경쟁 우려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연중 최대 성수기를 보내고 있는 항공업계가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추가 배치에 긴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여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사드 4기의 추가 배치 검토 지시를 내렸다. 이는 정부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발사에 적극 대응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중국은 이런 정부의 조치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우리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하자 김장수 주중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배치 중단과 장비 철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면서 항공업계의 고민도 커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한한령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항공사들이 중국노선 재개 등을 검토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상반기 항공운송 시장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한국∼중국 노선 항공여객은 약 700만 명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줄었다. 이는 지난 3월 15일부터 시행된 중국의 한국행 단체여행 판매 제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감소 폭도 3월 -22.%에서 4월 -47.0%, 5월 -45.6%, 6월 -44.9% 등으로 점차 커지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사드여파로 중국노선의 탑승객 숫자가 크게 줄었다"며 "사드 추가 배치 지시가 나온 만큼 이 여파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중국 노선 여객 급감을 예상해 일본·동남아를 중심으로 노선을 다변화하고 최대한 관광객을 끌어들이자며 긴급 지원책을 시행했다. 중국 항공사가 운항을 취소한 제주공항 슬롯(Slot·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에 국적 항공사들이 일본 오사카·나리타, 대만 타이베이, 제주∼광주 노선을 띄울 수 있게 했다.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에 투입됐던 대형기를 일본과 동남아로 돌리고, 일부 항공편은 감편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 역시 중국 대신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 일본 노선 여객은 28.0%, 동남아 노선 여객은 18.6% 증가하는 등 일본과 동남아 집중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과 동남아 노선 집중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한령에 따른 일본과 동남아 노선 증편은 일시적 방편일 뿐 장기화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일본과 동남아 노선의 집중으로 경쟁이 심화되면 자칫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나며 걱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에 배치하던 항공기를 일본과 동남아로 돌리면서 피해를 막았다"며 "하지만 최근 일본과 동남아 노선 과잉현상이 발생하는 만큼 업계 간 출혈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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