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국산맥주 3사, 수입맥주 대응법 '제각각'
[이슈톡톡] 국산맥주 3사, 수입맥주 대응법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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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국산맥주를 생산하는 주류기업들이 수입맥주 공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 수입맥주에 대한 온도차가 있다.

국산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오비맥주의 경우 모회사인 AB인베브로 인해 거세지는 수입맥주 인기에 덕을 보는 모습이다. 반면, 롯데주류는 최근 수입맥주를 없애고 오로지 국산으로만 승부를 걸었다. 하이트진로는 일본에서 수입한 '기린이치방'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강화하고 있지만, 포트폴리오 확대 계획은 없다.

▲ 한정판 '호가든 레몬' & 버드와이저 전용 공간 '바이트' (사진 = 오비맥주)

◇ 오비맥주, 국산-수입 병행…모회사 덕에 수혜

지난 2014년 AB인베브에 인수된 오비맥주는 현재 '버드와이저', '카프리',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호가든', '코로나' 등 수입맥주 브랜드 3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AB인베브는 세계 맥주 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1일 오비맥주 관계자는 "간판 브랜드 '카스'가 전체 매출액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지위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회사 AB인베브를 통해 해외 유명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어 경쟁 업체에 비해 수입맥주 인기 영향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주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오비맥주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조545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조4908억원에 견줘 3.7% 늘어난 실적이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8902억원으로, 2015년(1조9074억원)보다 줄었다. 롯데주류의 지난해 매출액 7330억원도 2015년(7591억원)보다 3.4% 감소한 수치다.

오비맥주는 올 들어 여름 한정판 '호가든 레몬'을 출시했고, 버드와이저 브랜드 전용 공간도 여는 등 수입맥주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호가든과 버드와이저 캔맥주를 국내 생산에서 수입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미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선 벨기에산 호가든 캔맥주, 미국산 버드와이저 캔맥주를 팔고 있다. 병맥주는 그대로 광주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국내 생산 맥주보다 수입맥주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게 오비맥주 설명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국내에서 생산된 호가든을 '오가든'이라 비꼬았다. 무늬만 수입맥주라고 비판한 셈이다.

다만, 오비맥주는 수입맥주 포트폴리오를 더 이상 늘릴 계획은 없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대형마트에 이미 많은 수입맥주가 진열돼 있는데, 수입맥주 브랜드를 더 늘려봤자 회사 전체 매출액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기존의 수입맥주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더 하거나 차별화를 꾀하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하이트진로의 '기린이치방' TV 광고 (사진 = 하이트진로)

◇ 하이트진로·롯데주류 "국산으로 승부건다"

하이트진로도 수입맥주인 '기린이치방 벚꽃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며 인지도 강화에 힘을 기울인다. 최근에는 기린이치방 브랜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첫 TV 광고를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도 펼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번 TV 광고는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린이치방의 가치를 전달하려고 노력한 것"이라며 "앞으로 소비자와 교감 확대를 통한 기린이치방만의 차별화된 마케팅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기린이치방뿐 아니라, '싱하', '크로넨버그1664 블랑', '투이즈' 등 4개 수입맥주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다만, 올해 수입맥주 브랜드를 더 늘릴 계획은 없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경쟁사처럼 수입맥주 브랜드를 늘리면 실적이 올라갈 것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자칫하면 공장 직원들의 설 자리마저 위협하게 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올해는 발포주 '필라이트'에만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주류는 오로지 국산맥주로 승부를 보기 위해 수입맥주 포트폴리오를 없앴다. 지난해엔 롯데주류도 '클라우드' 단일 브랜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아일랜드 수제 맥주인 '맥가글스' 등을 유통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수입맥주 유통 사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기존 수입 브랜드도 더 이상 취급않는다. 당분간 신제품 '피츠 슈퍼클리어' 마케팅에 집중할 예정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기존에 들여왔던 일부 수입맥주는 시범용이었으며, 국산맥주로만 수입맥주 공세에 맞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하이트진로 신제품 '필라이트' & 롯데주류 신제품 '피츠 슈퍼클리어' (사진 =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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