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파격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딱딱한 간담회 형식을 버리고 기업인들과 맥주와 칵테일을 마시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은 얘기하고 기업인들은 받아 적는 앞선 정권에서 진행됐던 그런 간담회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비공개였지만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는 전언이 흘러나오면서 국민들은 벌써부터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강조해왔던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강조했다. 또한 회사 설립 초기부터 비정규직이 없는 중견기업 오뚜기 회장을 초대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간접적으로 기업인들에게 강조했다.

기업인들도 대통령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했고,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지원 펀드를 신설하거나 기존 펀드 금액을 늘렸다. 비정규직 문제로 사회적 비판을 받아왔던 유통업체들도 알아서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밝히고 나섰다. 대통령과의 간담회가 벌써부터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기업인들이 대통령의 요청에 적극 화답했지만 그들 또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기업인들 중 많은 이가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한결같이 좀 더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고 싶지만 규제로 인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넥타이를 풀고 술잔을 들며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기업인들로서는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가 결코 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이 웃으면서 일자리 창출, 상생,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얘기했지만 결코 웃으면서 받아들일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소득 없이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듯 기업인들도 대통령에게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토로했을 것이다.

대통령이 요구한 것을 기업인들이 실행하면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질 것이다. 기업들도 자신들의 요청을 대통령이 들어주면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국민들의 사랑보다는 비판을 더 많이 받아왔다. 많이 벌지만 적게 나눈다는 지적도 받아 왔다. 이윤을 위해서는 자사 및 협력사 임직원의 목숨마저도 도외시한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여전히 바뀐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번 대통령과의 간담회는 기존 간담회와는 다르다는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최고위 공직자다. 대통령과 국민의 목소리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과 대통령이 웃으며 기업인들을 맞이한 만큼 기업인들도 국민이 웃을 수 있도록 '나누는 경영'을 한 축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