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 지난 채권 22兆 소각…123만명 빚독촉서 해방
소멸시효 지난 채권 22兆 소각…123만명 빚독촉서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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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소멸시효완성채권 처리방안 금융권 간담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행복기금·공공기관 보유분 부터은행·보험·저축銀 등 동참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금융당국이 다음달 말까지 국민행복기금과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123만명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하기로 했다. 소각하는 채권 규모는 21조7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과 보험사, 저축은행 등 금융업권 역시 하반기중 소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1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공공기관장들과 은행연합회, 생보협회, 손보협회, 여신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신협중앙회, 농협상호금융 등 각 금융업권별 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금융권 소멸시효완성채권의 처리방안을 확정했다.

일단 당국은 다음달 말까지 21조7000억원, 123만1000명 규모의 소멸시효완성채권을 소각을 완료키로 했다. 채권의 소각은 기관별 내규정비와 미상각채권 상각, 채권포기 의사결정(이사회 등), 전산 삭제 및 서류 폐기의 절차로 이뤄진다

국민행복기금은 소멸시효완성채권 9000억원(39만9000명), 파산면책채권 4조6000억원(32만7000명) 등 총 5조6000억원(71조1000억원)을 소각한다. 금융공공기관의 경우 소멸시효완성채권 12조2000억원(23만7000명), 파산면책채권 3조5000억원(22만5000명) 등 총 16조1000억원(50만명)을 소각한다.

이에 오는 9월 1일부터 채무자는 본인의 연체채무의 소각 여부를 해당기관 개별 조회시스템 또는 신용정보원 소각채권 통합조회시스템(참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장기연체로 인해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하고 오랫동안 추심으로 고통받은 분들에게 새 출발의 기회를 드리고자 한다"며 "시효 완성으로 상환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채무자에게 일부 상환을 유도하거나, 법원의 지급명령을 통해 편법적으로 시효를 부활하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어 피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채권의 소각이라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채무 재발생 위험을 완전히 제거해 채무자의 심리적 부담을 해소하는 한편, 채무부존재 증명(완제증명서) 등을 통해 금융거래 관련 불편 해소하겠다는 목적이다. 채권을 소각하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채무의 일부 변제 등으로 시효이익을 포기하는 경우에도 채무가 부활하지 않는다.

민간 금융기관 역시 올 하반기 중으로 소멸시효완성채권 소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따르면 대부업을 제외한 민간부문의 소멸시효완성채권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4조원 규모, 91만2000명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 9281억원(18만3000명)  △보험 4234억원(7만4000명)  △여신전문사 1조3713억원(40만7000명), 저축은행 1906억원(5만6000명), 상호금융 2047억원(2만2000명) 등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율적인 소각을 실시 중에 있다. 실제 소각대상 채권의 규모는 시행 시기, 서류 확인결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날 최 위원장은 "개별 금융업권에서도 협회를 중심으로 회수불가능한 채권에 대해 자율적인 소각을 실시하고 연체채권의 관리나 소멸시효 연장에 있어서 취약 채무자 보호에 충실한 모범 사례(Best Practices)를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각 금융협회장들은 "각 업권별로 현재 처리 가능한 채권 규모를 파악중이며, 올해 하반기 중으로 소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나아가 소멸시효 연장 기준과 소멸시표 완성 채권 처리 등에 대한 자율적인 모범규준 등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한 소비자의 알 권리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국회 정무위원회와의 협조를 통해 시효완성채권의 매각, 추심금지와 소각 등과 관련해 필요한 부분은 법제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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