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최근 우스갯말로 "제주에 가는 것보다 가까운 동남아로 여행 가는 것이 더 저렴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생활 속 해외여행이 보편화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출현으로 해외여행이 크게 저렴해진 것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중 LCC의 특가판매는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1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돈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항공권을 손에 넣기 위한 소비자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런 와중에 최근 진에어는 연중 최대 프로모션인 '진마켓'으로 한 바탕 홍역을 치뤘다. 프로모션의 서버 오류로 결제가 취소되거나 예약을 했음에도 발권되지 않은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미흡한 프로모션 준비가 이 사고를 키웠다며 진에어에 불만을 제기했다.

항공사 특가판매는 예약이 쉽지 않다. 오픈 시간에 접속해도 보통 수만 명의 대기를 기다려야 하거나 자칫하면 서버가 다운돼 접속조차 못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또 문제가 발생해도 부족한 설비로 인해 콜센터 연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진에어의 조치는 빨랐다. 서버 오류 대상자에 한해 지난 21일 진마켓을 재오픈한다고 이메일로 바로 공지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에 소비자의 불만도 점차 사그라져 기대로 바뀌었다.

하지만 재오픈 당일, 소비자의 기대는 다시 불만으로 바뀌었다. 재오픈 역시 접속이 쉽지 않았고, 설령 접속에 성공했더라도 예약할 좌석이 너무 적었다. 실제 재오픈에 참여한 A씨는 "재오픈 시간에 접속했는데, 남은 운임 좌석이 거의 없었다"며 "남아 있는 좌석에 한해 판매를 했겠지만, 이럴 바엔 하나마나인 처우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항공사 특가판매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은 처음이 아니다. 항상 비슷한 일들이 발생했고 이에 소비자의 피로가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럴 바엔 그냥 최저가 항공권을 예약하는 것이 여행 전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항공사의 설비 부족을 지적한다. 항공사가 단지 판매에만 치중할 뿐 소비자의 편의성은 등한시한다는 것이다. 이에 항공사들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리고 저렴한 항공권 제공을 위해 하는 것인데 설비를 새롭게 도입하는 것은 비용상 어렵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규모가 작거나 신생 LCC의 경우 관련 비용을 추가 부담하면 되레 항공사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LCC의 맏형격인 제주항공의 조치는 업계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제주항공은 올해 초 특가판매에 대비해 부킹엔진 고도화하는 작업을 했다. 과거 물리적인 서버를 활용할 때는 일시적인 접속량 증가에 대비해 서버 용량을 증설하는 등의 조치를 했지만, 이번에는 일시적인 접속자 증가에 유동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클라우드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 결과, 제주항공의 특가판매 당일 약 20만여 명이 몰렸음에도 서버다운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구매할 때 더는 '가격만'을 고려해 결정하지 않는다. 향후 믿을 수 있는 A/S가 수반돼야 신뢰를 두고 제품을 구매한다. 이는 항공산업도 마찬가지다.

반면 LCC는 여전히 '최저가'만을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LCC에 대한 소비자의 이미지도 '가격이 싸서, 다소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이용하는 항공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는 향후 중장거리 노선에까지 진출을 고려하는 LCC로서는 치명적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LCC가 중장거리 노선에 진출하더라도 가격만을 이유로 선택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LCC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한 A/S는 소비자에게 'LCC의 경우 문제가 생겨도 바로 대처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소비자에게 신뢰로 이어질 것이다.

LCC가 시장에 등장한 지도 약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눈에 보이는 가격경쟁뿐 아니라 소비자 편의성을 위한 조치도 함께해야 한다. 제살깎기 경쟁보다는 내실을 쌓아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산업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