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를 무시한 다수의 논리?
소수를 무시한 다수의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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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금융노조가 누리꾼 및 고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재 오후 4시30분까지인 창구 영업시간을 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하는 방안을 강행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금융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누리꾼들의 비난으로 도배되고 있다.
얼마 전 이 문제가 불거진 이후 금융노조 홈페이지가 누리꾼들의 비난으로 도배되었던 상황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
고객 및 누리꾼들의 입장에서는 언론 및 국민들의 비난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창구영업시간 단축을 금융노조가 공식 확정했다고 하니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금융노조는 비난의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창구영업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것은 창구영업이 4시30분에 끝나지만 업무마감과 회의 등으로 인해 밤 10시를 넘어서 퇴근하는 날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란다.
또 은행 고객중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비중이 77.3%(인터넷 41.5%, CD/ATM기 24.6%, 텔레뱅킹 11.2%)이기 때문에 창구영업시간을 단축하더라도 고객들의 불편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은 고객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기는 금융서비스업이다. 하지만 금노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창구를 이용하고 있는 22.7%의 고객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창구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게 되면 그만큼 짧은 시간에 다수의 고객들이 창구로 몰릴 것은 당연하다.
이로 인해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창구 대기 시간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즉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고객들에게 불편을 전가하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한가지 금노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자동화기기를 이용하고 있지 않은 22.7%의 고객들은 자동화기기를 이용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이용하기 힘든 고객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고객들의 불편함을 무시하고 영업시간을 단축하려고 하는 것은 서비스 정신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노동시간이 길고 힘든 직장이 은행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다수의 직장들도 비슷할 것이다.
특히 서비스업종의 경우 24시간 영업을 하는 것을 물론 우리나라의 대명절인 설, 추석에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영업을 하고 있다.
금노의 주장대로 살인적인 노동강도가 큰 이유라면 노사간 합의를 통해 인력을 충원하는 방법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은행은 서비스업이고 서비스업의 본분은 고객에 대한 편의제공이라는 점을 금융노조는 직시하십시오. 회사와 노동자와의 단순한 대결구도가 아니라 대국민을 상대하는 것만 명심해도 이런 생각은 못했을 것 같네요.”한 누리꾼이 금융노조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이 글만 읽어도 왜 국민들이 영업시간 단축을 반대하는지 그 이유를 금융노조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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