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훈풍에 내집마련신청 열기 '후끈'
분양시장 훈풍에 내집마련신청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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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이 단지는 최근 진행된 청약결과 최고 818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당해 마감했다.(사진=삼호)

'3순위' 통장 역할에 가수요 양산 지적도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역 분양물량은 두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부적격으로 인한 잔여 물량이 나올 경우를 대비한 '내집마련신청'도 분양단지마다 수천명 이상 몰리고 있다.

내집마련신청은 청약 1·2순위 당첨자와 예비 당첨자의 계약이 끝난 뒤에도 미계약분이 있을 경우 미리 접수한 사람에게 추첨으로 분양 기회를 주는 제도로 건설사들은 통상 모델하우스 개장 2~3주 전부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내집마련신청을 받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지난 21일 오픈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센트럴자이' 견본주택에는 3일간 2만6000여명이 다녀갔다. 일종의 청약 의향서인 내집마련신청서 제출자도 분양물량(481가구)의 10배 수준인 5000여명에 육박했다.

다른 분양단지도 상황은 마찬가지. 최근 1순위에서 분양을 마감한 상계역 센트럴 푸르지오의 경우 내집마련신청이 몰리면서 오픈 당일 하루만 내집마련신청을 받고 조기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내집마련신청에 수요자들이 몰려드는 것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당첨이 가능한 데다 당첨되면 수천만원의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특히, 정부의 청약규제 강화로 당첨을 취소당하는 이들이 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부적격자가 20% 이상 나오면서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요즘 서울에서 분양권에 당첨되면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며 "때문에 분양 단지 인근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신청은 건설사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청약 신청자 외에도 미리 수요를 확보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분양 우려를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강남권에서 분양한 방배아트자이, 힐스테이트암사 등은 내집마련신청자들로 미분양을 털어냈다. '완전판매'가 예상되는 일부 단지들의 경우에는 내집마련신청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설사들도 별도의 상담창구를 만들어 수요자들의 내집마련신청서 작성을 돕고 있다. 아울러 실수요자들의 당첨기회를 높이기 위해 기존 100만원의 보증금을 1000만원으로 올리는가 하면 청약통장 1순위 대상자만 개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일반 신청자들보다 우선순위를 배정하기도 한다.

문제는 내집마련신청이 '사라진 3순위' 통장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가수요를 양산한다는 점이다. 경쟁률이 높은 곳에선 당첨확률이 떨어지다 보니 1순위와 내 집 마련 신청을 같이 하는 경우도 있어 중복수요도 발생하는 것이다. 아울러 분양업자들의 투기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기 미계약분을 알바 등을 동원해 작성해둔 내집마련신청을 통해 획득하는 방식 등이 이용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집마련신청은 청약자격이 안 되는 수요자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최근에는 '밑져야 본전' 식으로 신청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은 모집시기 등 절차와 방식은 물론 문제점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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