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靑 회동 앞두고 'J노믹스' 코드 맞추기 '靜中動'
재계, 靑 회동 앞두고 'J노믹스' 코드 맞추기 '靜中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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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가 오는 27~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첫 만남을 앞두고 일자리,상생협력 등 방안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순방에 함께 동행한 경제인단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현대·기아-SK-CJ 등 일자리·상생 협력 방안 '선물 보따리' 풀어
자유토론 불구 발언 내용·수위 고민
총론 일치·각론 이견 드러낼 수도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재계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을 앞두고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 등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연일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고 있다.

애초 재계는 문재인 정부 1호 정책인 일자리 정책이 나올 때 만해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며 정부와 긴장 관계를 유지했었다. 이런 재계가 문 대통령과 만남을 앞두고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재계의 이 같은 행보에 청와대가 어떤 반응을 모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재계는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재계 총수들과 만나는 자리인 만큼 정부의 최우선정책인 일자리창출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정책을 설명하고 기업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당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재계는 이번 만남을 통해 정부정책에 대한 기업인의 의견을 솔직하게 터놓고 논의하는 등 할 말은 하는 소통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청와대가 편안하고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자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참석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발언 기회를 늘리고 저녁에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호프타임' 형식으로 간담회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형식의 만남 자체가 어색한데다 발언 내용과 수위를 어느정도로 해야할지를 놓고 속앓이를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재벌개혁 등 일부 민감한 사안 대해 총론엔 공감하지만 각론에서는 이견을 드러내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계 순위 1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데가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재판 중에 있어 거창한 선물 보따리 대신 정부의 핵심정책인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삼성은 올 하반기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대폭 늘려 60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은 5000여 명 규모로 하반기 신규채용을 해왔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 열린 일자리 15대 기업 초청 정책간담회서 "새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 등 기업들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 디스플레이도 '물대지원펀드'를 기반으로 1, 2차 협력사 간 대금 지급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는 어음 또는 60일 내 결제 방식을 '30일 내 현금 지급'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했다.

물품대금이 필요한 1차 협력사에 금융기관(기업은행, 우리은행)을 통해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발생하는 이자는 물대지원펀드에서 충당하는 방식이다.

2차 협력사는 대출이 완료되는 대로 상생결제시스템을 통해 즉시 물품대금을 받을 수 있으며, 1차 협력사가 원할 시에는 대출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을 발표하고 5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한다.

현대·기아차는 이 기금을 통해 2·3차 협력사들이 부담할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 등을 지원하고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해 저렴한 이자로 운영자금을 빌려줄 계획이다.

SK는 2·3차 협력업체들과 상생 강화를 위해 1600억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조성한다.

아울러 기존 48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인 동반성장펀드는 1400억원 증액해 6200억원으로 늘리고 협력사 대금 결제 방식을 개선하고 협력사 직원들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복리후생 지원 폭도 확대한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SK텔레콤은 동반성장센터(가칭)를 만들어 내년부터 협력사들이 교육이나 세미나, 기술 전시, 사무 인프라로 활용하도록 제공할 방침이다. 또 SK는 올해 하반기 공채 인원을 지난해 비해 100여 명 늘어난 82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CJ그룹은 파견직 3008명을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고 무기계약직의 처우를 개선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프레시웨이 조리원 직군 2145명과 E&M, 오쇼핑, 헬로비전의 방송제작 직군 291명, 사무보조직 572명 등 사업장에서 동종·유사 직무를 수행하거나 상시·지속 업무를 담당하는 파견직 3008명이 직접고용 전환 대상이 된다.

고용 전환은 직군별로 파견회사와 계약이 만료되는 시기 등을 고려해 연내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주)두산과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계약직과 파견근로자 45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계약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사무 지원 등 파견 근로자들은 파견근로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신규 채용 형식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 협력업체와 영세 사내 하도급 업체 근로자와 용역·도급 근로자의 임금과 복리 후생도 지원하기로 했다.

2·3차 협력업체와 영세 사내 하도급 업체 근로자에게 매월 10만원씩 연간 120만원의 임금을 별도로 지급할 예정이다.

그리고 복리 후생 증진을 위해 ㈜두산은 설·추석 선물, 건강검진 및 장례 토털서비스를 ㈜두산의 정규직 수준으로 지원하고 두산인프라코어는 고교생 자녀 학자금(연간 200만 원 이내)과 두산 어린이집 무료 이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초기에는 구체적인 정책의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으나, 정부정책이 구체화되면서 기업들이 이에 맞는 방향으로 맞춰 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 총수의 첫 만남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소통을 중요시하는 만큼 당면현안에 대한 정부와 기업 간의 진솔한 대화가 오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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