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재건축 시장서 '몸 사리기'…사업 접나?
삼성물산, 재건축 시장서 '몸 사리기'…사업 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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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 DB

대형 공사 간만 보고 입찰 안 해…'매각설' 다시 부상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최근 재건축 시장에 모습을 보이며 재건축 사업 재개를 알렸던 삼성물산이 과거와 달리 사업 참여를 놓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사업 매각설'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 이후 2년여 동안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던 삼성물산은 지난 5월 '방배 5구역'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며 사업 재개 움직임을 보였지만 정작 6월에 진행된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방배5구역 재건축사업은 현대건설의 단독입찰로 유찰됐다.

올해 강남권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이 20일 개최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도 삼성물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9곳이 총출동한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입찰 조건과 사업성 등을 당일 오전까지 검토했는데 결국 들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이번에 일찌감치 발을 뺀 것은 사업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물산 참여가 점쳐졌던 방배 5구역와 반포주공1단지는 초기 사업비가 발목을 잡았다.

방배5구역은 최근 계약을 해지한 시공사와 소송 등으로 15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요구하고 있으며 반포주공1단지 역시 총 공사비가 2조6411억원에 달하는 데다 사업초기 15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등 난제가 많다. 특히,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조합 운영비와 사업 진행비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처럼 삼성물산의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깐깐해지면서 오는 28일 입찰 마감 예정인 서초 신동아 재건축 입찰 참여 여부도 불투명하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12일 열린 신동아 재건축 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여했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삼성물산 움직임에 의아해하는 모습이다. 반포주공1단지는 공사비만 약 2조64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수주에 성공하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2조2038억원을 기록한 대우건설을 제치고 단번에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아울러 단지와 맞닿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을 삼성물산이 맡고 있어 이 일대의 래미안타운을 만들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물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지도도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사 닥터아파트가 최근 자사 회원 12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 하반기에 브랜드만 보고 청약할 경우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브랜드로는 GS건설 자이가 22.8%로 삼성물산 래미안(20.7%)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매달 평가하는 브랜드평판 역시 올해 2월 현대건설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GS건설과의 격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회사 측은 "좋은 단지에 대해선 여전히 들어간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삼성물산은 올해 하반기에 서울과 부산, 경기도 등에서 모두 6개 단지, 9017가구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3361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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