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잘 팔린다던 '피츠', 홍대거리에 가보니…"맛도 평도 밍밍"
[르포] 잘 팔린다던 '피츠', 홍대거리에 가보니…"맛도 평도 밍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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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초기 반응 좋다고 하지만, 시장은 글쎄..."

[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3초 만에' 맥주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던 롯데주류의 야심작 '피츠 수퍼클리어(Fitz Super Clear)'가 시장에 얼굴을 내민 지 두달 가 까이 됐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뜨거운 반응은 없는 모습이다.

지난달 1일 출시한 '피츠'가 출시 한 달 만에 1500만병(330ml 기준)이 판매돼, 초기 시장 반응은 성공적이라고 롯데주류는 평가하고 있다. 이는 한 달 판매량을 속도로 환산하면 1초에 약 6병으로, 하루에 약 50만병씩 팔린 셈이라는 설명이다. '피츠'는 롯데주류가 자체 개발한 고발효 효모인 '수퍼 이스트(Super Yeast)'를 사용해 발효도를 90%까지 끌어올려(일반 맥주 발효도 80 ~85%) 잔당을 최소화해 '깔끔한 맛'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롯데주류는 잡미를 줄여 깔끔한 끝맛을 구현한 우수한 제품력과 소비자들이 '피츠 수퍼클리어'를 빠른 시일 내에 맛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한 영업, 마케팅, 홍보 활동이 출시 초반 인기의 원동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주류의 설명과 다르게 실제 주류 유통시장과 주점, 소매점에서는 '기대 이하의 반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현재 '피츠' 입점기념 행사로 '4+1'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홍대 내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집. (사진 = 김소윤 기자)

이에 최근 2030세대의 밀집지역인 홍대입구역 주변 인근 상가 중심으로 '피츠 수퍼클리어'를 판매하거나, '1+1' 등 각종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매장을 방문하거나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일반음식점과 주점 등이 많았지만 눈에 띄게 프로모션을 하는 매장은 보기가 드물었다.

16일 기자가 방문한 첫 번째 매장은 '피츠' 입점기념 행사로 '4+1'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홍대 거리의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집. '피츠'가 잘 판매되고 있는지 매장 아르바이트생에게 물어봤을 때는 "잘 팔리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매장 내 테이블들을 둘러봤을 때는 '피츠'를 마시고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 '피츠' 입점기념 '3+1'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홍대 인근의 초밥집. (사진 = 김소윤 기자)

18일 두 번째로 방문한 매장은 '3+1'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홍대입구 유명 초밥집. 이곳에서도 '피츠' 프로모션을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마시고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초밥집 직원도 "'피츠' 광고나 각종 프로모션 등을 많이 하고 있지만, 실제 찾는 고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피츠'를 판매하고 있는 매장 밖에 나와도 소비자들이 마셨던 (경쟁사들의) 소주 및 맥주 트레이는 볼 수 있었지만, '피츠' 트레이는 눈에 띄지 않았다.

▲ 경쟁사들의 소주 및 맥주 트레이는 볼 수 있었지만, '피츠'의 트레이는 없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

일단 처음 '피츠'를 시음한 사람들은 "맛이 조금 싱겁다", "밍밍하다" 등 맥주 특유의 잡내를 없애려고 '깔끔한 맛'을 강조하다 보니 풍미 자체가 없는 듯 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른 맥주보다 탄산 강도가 조금 약해서 마시기에 좋다라는 일부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이렇듯 2030세대 밀집지역인 홍대 거리에서 '피츠'에 대한 평가는 '썰렁'했다. 한 편의점 MD는 "'피츠' 물량이 한 달 넘게 들어오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특별한 반응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피츠'가 기존의 소맥용 맥주 대신 마셔야 하는 '차별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쉽게 변하지 않는 '입맛' 영향도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두고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피츠'는 롯데주류가 올해 여름 성수기에 맞춰 내놓은 신제품으로, 올해 국내부문에서 점유율 15%, 중장기적으론 3분의 1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롯데주류가 기존 '클라우드' 맥주가 기대만큼 큰 성과를 내지 못하자, '카스'나 '하이트'와 같은 소맥용 맥주시장을 겨냥해 '피츠'를 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롯데주류의 목표 매출 달성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여름성수기인 6~8월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고, 앞으로도 '피츠'에 대한 마케팅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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