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최근 증시가 모처럼 급등세를 타면서 떠오르는 증시 격언이다.

주가는 오르면 내리기 마련이다. 많이 오를수록 내리는 폭이 커질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실제로 주가 급변기에는 항상 개미들의 눈물이 뒤따랐다. '제로섬 게임'과도 같은 증시의 역사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 보면, 개인 투자자의 주머니를 털어 외국인과 기관의 배를 불리는 패턴의 연속이었다. 극히 냉정한 소수의 개미들을 제외하고는 늘 그랬다.

증시가 연일 전인미답의 길을 걸으면서 신용거래 융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신용거래 융자란, 증권회사와 고객 사이의 사전 약정에 의해 증권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 자금을 대여해 주는 것을 말한다. 한 마디로, 상승장을 기대한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빚을 내 주식 거래를 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지난 19일 기준 8조4721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6조8082억원)와 견줘 24%가량 불어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올초 2조원대였던 유가증권시장 잔고는 상승폭이 커지면서 6년 만에 4조원대를 넘어섰다. 과거에는 기대 수익이 높은 코스닥에서 두드러졌지만, 코스피에도 상승 랠리가 이어지자 빚을 내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증시 활황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는 이들이 몰리고 있지만, 그만큼 우려도 크다. 반대매매에 따른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담보로 제공하는 주식의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강제로 담보 주식을 처분, 대출금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를 행사하게 된다. 때문에 주가가 급락할 경우, 투자자는 큰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이와 함께 신용거래 이자율도 최고 11.8%(1~15일 단기 기준), 연체 이자도 15%에 달하는 점도 부담이다. 빚을 내 투자했다가, 자칫 수익률 하락과 고금리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떠안을 수 있다.

향후 증시는 글로벌 경기 개선과 국내 기업들의 호실적 등 기대감 속에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전망이 대체로 일치한다. 증권사들이 코스피 예상 밴드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면서 3000선도 낯설지 않은 수치가 됐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론'을 좇아 신용융자를 통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시장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장밋빛 전망'만으로 수익을 낼 거란 지나친 기대는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특히 올해 초 증권사들이 내놓은 상반기 증시전망이 모두 보기좋게 빗나갔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주식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말은 설득력을 갖는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이같은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주가 상승기에 빚 내서 투자에 나섰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항상 존재해 왔다. 증시에서 정보가 부족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수익을 올리기란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의 분위기에 편승해 접근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여유자금이라면 문제는 다르다. 하지만 '한탕', '일확천금'을 노리고 무리하게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서는 거래는 도박과 진배 없다. 증시가 호황일수록 '깡통계좌'라는 소리가 들릴때가 멀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