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證 인수 후보 소문 무성…거론 은행들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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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지주사 전환 우선"·DGB금융 "시기상조"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최근 다시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하이투자증권의 인수 후보로 우리은행과 DGB금융지주가 거론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시큰둥한 모습이다. 두 곳 모두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향후 증권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은 공개 경쟁입찰에서 프라이빗딜(수의계약)로 방식을 바꿔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매각가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복수의 국내 대형 PEF와 함께 우리은행, DGB금융지주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이 내년 지주사 전환을 계획하고 있어, 자회사로 증권사 인수를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 달 사모펀드(PEF)를 통한 재무적 투자 형식으로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해 비은행 금융계열사를 확보했다. 이에 우리은행이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 측은 증권사 인수 자체에 선을 그었다.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부 지분을 낮추고 내년 지주사로의 전환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선결 과제는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우리은행 잔여 지분(18.78%) 매각 뒤, 내년 지주사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증권사 인수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우리은행이 항상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정부 지분을 낮게 낮추는 게 가장 큰 이슈"라며 "이후 지주사 전환을 한 뒤 일련의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 후 그대로 키워가거나, 시장에 나온 증권사와 M&A를 하는 등 여러 방법론이 거론되고 있다. 이 역시 추측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회사 측에서는 논의되지도 않은 사안이라는 게 우리은행의 입장이다.

우리은행이 향후 증권사 인수를 하더라도,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사가 아닌 대형사에 관심을 가질 거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 KB금융이 대형사였던 현대증권을 인수해 출범한 KB증권은 호수익을 시현하는 알짜 자회사가 됐다"며 "KB금융의 사례를 본 우리은행도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사보다는 대형사와의 합병에 더 구미가 당기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유력 인수자로 거론돼 왔던 DGB금융지주 역시 "아직은 하이투자증권을 품을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증권 계열사 보유 필요성은 느끼지만, 기간을 2020년까지로 잡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 인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DGB금융은 지난 2015년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AT커니'로부터 종합금융그룹 실현을 위한 컨설팅을 받고 중장기 경영계획을 수립, '비전2020'을 발표했다. 종합금융사 도약을 위해선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DGB금융은 지난해 10월 LS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은행과 보험, 캐피탈 등 7개 계열사를 보유했지만, 아직 증권사는 갖고 있지 않다.

DGB금융 관계자는 "2020년까지 종합금융그룹을 꿈꾸고 있는 회사로서 증권사 인수는 중장기적 과제"라면서도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 같은 경우, 가격이나 리스크 등을 살펴보긴 했지만 인수를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를 중장기 과제로 설정한 만큼, 서둘러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회사는 재무·자본건전성 지표가 양호하기 때문에 적합한 매물이 나오면 긍정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DGB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은 업계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3월 말 기준 111.2%를 기록, 금융당국이 실시한 경영실태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부채비율 또한 27.0%로 업계 평균(30.4%) 대비 낮다. 자본 적정성도 준수하다. 3월 말 기준 보통주 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0.3%, 11.0%로,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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