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옥션·11번가, 年 광고 수익 5천억…오픈마켓? 광고회사?
G마켓·옥션·11번가, 年 광고 수익 5천억…오픈마켓? 광고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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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마켓 모바일앱에서 '선풍기'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화면. (왼쪽부터) 차례대로 이어지는데 파워클릭, 플러스상품, 스마트배송, 포커스상품, 파워클릭 순으로 모두 광고상품이다.

중소유통업체, 오픈마켓 거래액의 3~5%검색으로 노출되는 상품 모두 '광고'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G마켓, 옥션, 11번가 등 국내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업자) 사업자들이 연간 벌어들이는 광고 수익이 5000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오픈마켓에 입점한 중소판매업자들은 광고 집행이 의무는 아니지만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오픈마켓 3사에 입점해 있는 업체들은 보통 전체 매출의 3% 정도를 광고비로 집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온라인에서 일종의 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판매자가 오픈마켓에 상품을 등록하면 이를 소비자가 직접 구입하는 형태다.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이 과정에서 판매 금액의 8% 정도를 수수료로 챙긴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오픈마켓이 중소판매자들을 상대로 광고 사업 확대에 몰두하고 있다. 판매자와 소비자 간 실제 거래가 발생하지 않아도 광고는 진행되기 때문에 이때 발생하는 고정 수익을 노리기 위한 것.

중소유통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G마켓에서 검색어(키워드) 광고비로 한 달에 70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2.8% 수준이다. 매일 입찰을 통해 키워드별 광고 금액을 낙찰받는데 하루 평균 7000원~2만3000원으로 다양하다.

A씨는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검색했을 때 광고가 아닌 상품은 없다"며 "고객들에게 상품을 노출시키려면 무조건 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업체에 B씨는 오픈마켓 3사에서 한달 150만원 정도의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B씨는 "판매자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이를 역이용한 광고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광고를 집행하지 않으면 상품 자체가 노출이 되지 않아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픈마켓에 입점한 판매자 대부분이 전체 매출에서 3~5% 정도를 광고비용으로 책정한다"며 "판매수수료가 8~10% 정도이기 때문에 광고비로 5%를 넘길 경우 마진을 남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해 G마켓과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 3사의 총 거래액은 18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이 12조원, 11번가가 6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오픈마켓 3사에서 발생하는 광고수익(3%)은 이베이코리아 3600억원, 11번가 2040억원 등 총 5640억원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오픈마켓의 매출액(판매수수료+광고수익) 중 37% 정도가 광고수익일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8633억5733만원이므로 광고비는 3194억원으로 여겨진다.

양측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차이가 있지만 대략 이베이코리아는 연간 3000억원, 11번가는 1900억원 수준의 광고수익을 내고 있다.

◇ "광고 안 하면 매출 자체가 불가능"…울며 겨자 먹기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광고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제한된 노출페이지 때문이다. 실제로 상품을 검색했을 때 노출되는 상품들은 모두 광고 상품이었다.

한 예로 G마켓에서 '선풍기'를 검색하자 전체 6만4629개 상품이 검색됐다. 모바일 화면을 기준으로 상품 노출은 △파워클릭 △플러스상품 △스마트배송 △포커스상품 순서였다. 포커스상품이 끝나자 다시 파워클릭 제품이 노출됐다. 광고를 집행하지 않은 상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상단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파워클릭은 '클릭당 광고(CPC·Cost Per Click)'광고다. 구매와 상관없이 고객이 상품을 보기 위해 클릭하면 업체들의 광고비는 그만큼 늘어난다.

플러스상품은 기간제 광고(CPP·Cost Per Period)다. 광고 금액을 정해놓고 일정 기간(하루) 동안 정해진 위치에 상품을 노출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 노출되는 포커스상품은 대다수의 판매자들이 집행하는 검색어 광고다. 검색어를 놓고 판매자들끼리 가격을 경쟁 입찰해 하루 동안의 노출 순위를 정한다.

광고가 아닌 상품을 찾아보기 위해서는 검색 후 '최신순', '가격순' 등으로 정렬 방법을 바꿔야만 했다.

A씨는 "만약 선풍기를 판매하는 판매자가 1000명이고 이 중 900명이 검색어 키워드를 샀다면 광고를 하지 않은 판매자의 제품은 900개 뒤에 노출된다"며 "광고를 하지 않고는 절대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모바일로 쇼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PC와 모바일의 검색어 키워드를 각각 구입해야 한다"면서 "키워드마다 다르지만 보통 모바일 검색어가 PC보다 3배가량 비싸다"고 덧붙였다.

광고상품을 중심으로 노출 순서를 정하다 보니 오픈마켓이 지니고 있던 시장의 순기능도 약해졌다.

오픈마켓은 사업초기 소비자는 유통마진을 제외한 가격으로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중소유통업체들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제 오픈마켓은 치열한 자본 경쟁의 전쟁터가 됐다는 것이 중소업체들의 설명이다.

과거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했던 C대표는 "과거 중소업체들이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 MD들과 함께 전략을 세웠다면 지금은 광고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반면 오픈마켓은 광고시스템이 갖는 순기능도 있다고 강조한다. 판매량과 구매금액 등의 일정 수치를 통해 노출 순서를 결정하면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사업자들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다는 것.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광고 노출이 없다면 오픈마켓에서 오랜 기간 물건을 판매해온 판매자들이 상단을 다 점령할 것"이라며 "광고 시스템을 통해 신규 사업자들의 시장진입을 돕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소셜커머스 티몬도 최근 본격적으로 광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티몬은 지난 3월 광고 솔루션 업체인 엔비스타와 협약을 맺고 CPC 광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엔비스타는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이베이코리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CPC 광고를 집행했던 회사다.

티몬은 지난해 총매출 2035억원, 영업손실 1551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매출액의 1022억원(50.2%)이 판매수수료고 1012억원(49.7%)이 직접 매입한 상품 판매금액이다. 계속해서 영업손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광고를 통한 순이익을 올리려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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