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 장벽에 다국적 제약사까지"…국내 제약사 中 진출 '이중고'
"진입 장벽에 다국적 제약사까지"…국내 제약사 中 진출 '이중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약품·대웅제약·보령제약, '현지화'로 돌파
노바티스·존슨앤존슨·사노피 등 막대한 수익

▲ 그래픽=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중국이 세계 2위 제약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현지 판매 허가 장벽이 높아진 데다가 다국적 '공룡 제약사'까지 시장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제 제약시장 조사기관 IMS 헬스에 따르면 중국 의약품 시장은 2015년 1152억달러(약 130조원)를 기록하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은 앞으로도 연 평균 6~9%씩 성장해 2020년까지 1500억달러(약 170조원)~180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헬스케어 산업을 8조위안(약1300조원) 규모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움에 따라 현지 진출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자국 제약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시장 진출은 만만치 않다. 의약품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야 하며, 임상 시험 신청을 승인 받는 데에도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중국 내 임상시험 승인은 의약품 허가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로 평가 받는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 허가받은 의약품도 최소 4~5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부터 제네릭(복제약)을 비롯한 완제 의약품 허가를 받는 것이 많이 어려워졌다. 어느 나라든지 자국 생산 품목을 우대해줄 것"이라며 "기술 수출을 하거나 현지에서 만들어지는 의약품의 허가는 그나마 양호하다. 이 때문에 현지 대학과 손잡고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국내 제약사는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다. 한미약품은 1996년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을 설립해 의약품 연구·개발(R&D)부터 생산, 영업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중국 진출 성공 사례로 꼽히기도 하는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1억3722만위안(약 18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어린이용 정장제, 기침가래약, 항생제 등 총 20여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가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들여 중국 연태시 경제개발구 토지를 매입한 것도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는 2026년까지 약 2억달러를 투자해 연구개발(R&D) 센터와 합성·바이오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생산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 이중항체 공동 개발에 뛰어들기도 했다.

대웅제약 역시 중국 심양약대와 정신분열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류마티스 치료제, 데포주사제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수출이 활발한 보령제약 또한 중국 법인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령제약은 위장병 치료제 '겔포스'를 수출하고 있지만, 올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가 불거지면서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 측은 "현지 파트너사와의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인 제약사들은 중국 현지에서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며 위협에 나서고 있다. 이들 제약사 역시 이미 개발된 의약품을 중국 시장에 판매해왔지만, 해외에서 개발됐다는 이유로 신약의 신속한 판매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중국의 규제 장벽 때문에 현지에서 신약 개발을 진행하도록 전략을 바꿨다.

특히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와 미국 제약사 존슨 앤드 존슨,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행보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중국에서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2015년 기준 사노피는 중국 매출이 20% 증가하기도 했으며 현지 시장 10위권 안에 드는 기업이다.

노바티스는 중국 남부에서 확산되고 있는 두경부암을 치료할 신약을 시험하고 있으며, 존슨 앤드 존슨은 B형 간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존슨 앤드 존슨의 경우 내년 중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임상실험을 추진 중이다. 사노피는 폐암 치료 약제를 연구하고 있으며, 중국 대학들과 손 잡고 간암과 B형 간염, 당뇨병을 중심으로 약 10건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