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고발권폐지 점진적 추진…"공약후퇴 아냐"
가맹점 개선 종합대책 통해 갑·을 관계 개선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CEO 조찬간담회'에서 자발적인 재벌개혁을 강조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은 17일 "(재벌개혁)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지만, 기업 스스로 재벌개혁을 서둘러 달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CEO 조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최대한 기다리겠지만 한국경제에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기업 스스로 모범적인 사례를 서둘러 달라"며 기업의 자발적인 개혁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재벌개혁은 새로운 규제를 만들기보다는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포지티브 캠페인 방식으로 가는 것이 핵심"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속가능하고 후퇴하지 않는 방식으로 개혁하겠다는 게 공정위의 기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한 기업 임원이 포지티브 캠페인을 강조해 안심된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그렇다고 너무 안심하면 안 된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 목표에 대해선 "경제력집중 억제와 지배구조 개선"이라며 "기업별 특성에 맞는 재벌개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30년 동안 낙수효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시장질서를 개선하면서 낙수효과와 분수효과 투트랙을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재벌개혁 정책방향에 대해 경제력 억제는 10대 그룹과 4대 그룹에 초점을 맞추고 지배구조 개선은 사후적이고 시장접근적인 방향을 건의 드렸다"며 "정책 목적에 맞는 규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한상의를 방문할 당시에도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는 경제학자 케인스의 말을 인용해 말씀드렸다"며 "대통령께서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해 정부가 해야할 일은 민주주의 이념 안에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최근 논란이 일고있는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공정위는 최저임금의 주무부서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 "정부가 임금을 보전해주는 방식은 지속할수 없지만,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마중물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정부가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가맹점주들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된다"면서 "정부정책으로 다른 분들이 어려워진다면 이들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이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이미 파악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선 점진적인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6개의 법률이 달라 한꺼번에 폐지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현재 전속고발권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 또한 불가능한 것이라"며 "이것은 공약의 후퇴가 아닌 합리적 공약 이행이고 전체의 합리성을 고려해 점진적인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가맹점 개선 종합대책을 세워 갑·을 문제를 차례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내일(18일) 프랜차이즈 관련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프랜차이즈(가맹사업) 관련 개선안 발표를 시작으로 하도급·대규모 유통업·대리점업 등 4대 갑을관계 문제들을 전면 개선하고 물류나 소모성 자재구매대행(MRO) 등 일감 몰아주기 문제도 차례로 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갑을관계에 있는 4가지 사업이 체계와 법률 등 다른 점들이 많다"면서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개선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찬 간담회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신박제 엔엑스피반도체 회장, 최주운 화성상의 회장, 이순선 용인상의 회장 등 300여 명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