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 시에도 가격 부침 거의 없다는 판단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정부가 시장이 과열된 것으로 판단한 지역만 집중 규제하는 내용의 '6.19 부동산대책'을 냈지만, 인기 지역에만 청약자가 몰리고 나머지는 미달되는 '양극화' 현상은 여전하다. 특히,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대형 건설사가 짓는 브랜드 아파트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청약 신청을 받은 전국 29개 단지(민간 일반 분양) 중 59%인 17곳만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나머지는 2순위에 마감한 곳이 5곳(17%)이고, 24%에 해당하는 나머지 네 사업장은 미달이었다.

1순위 마감 단지를 살펴보면 서울과 수도권·지방의 신도시·택지지구 등 특정 입지와 브랜드 아파트에 집중됐다. 반면, 천안과 사천, 제주 등 지방 비인기 단지는 미분양이 속출했다.

롯데건설이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서 분양한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324가구 모집에 총 1만2305명이 지원해 평균 37.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도 일반분양 488가구 모집에 총 3387명이 신청해 평균 6.9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미달된 단지의 경우 충북 청주에서 분양한 '청주 금천 센트럴파크스타힐스'는 241가구 모집에 5명만 신청해 1순위 경쟁률이 0.02대 1에 그쳤고 제주 지역에 공급된 '제주 도두 네오하임 2차'도 64가구 모집에 청약접수는 단 3건에 불과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로 청약,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자들이 향후 부동산 시장 침체 시 가격 부침이 적은 브랜드 아파트나 지역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랜드 아파트의 파워는 가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주변 아파트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위기나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격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각종 부동산 규제 등 부동산 불황 속에서도 브랜드 아파트만큼은 수요도 꾸준해 매매가의 부침이 거의 없다.

올해 하반기에도 10대 건설사가 신규 분양물량을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하는 만큼 청약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10대 건설사 아파트 분양물량은 전체 97곳·13만7319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하반기 아파트 전체 분양물량(30만2398가구) 대비 45.4%를 차지한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55곳·8만2627가구로 전체 물량의 60.2%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69곳·9만6690가구로 10대 건설사 전체 분양물량 대비 70.4%의 비중을 차지하는 등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아파트는 일반 중견건설사보다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 고급 마감재, 조경 등에 신경을 써 주거만족도가 높다"며 "분양시장 미분양 증가와 입주 포기 등 문제가 현실화될 경우 대형 건설사 위주로 청약시장이 재편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