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LG생건 '더페이스샵' 성장세 '주춤'
잘 나가던 LG생건 '더페이스샵' 성장세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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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페이스샵 매장에 꾸며진 춘절 마케팅 프로모션. (사진=LG생활건강)

캐릭터 브랜드 협업 효과 미미…'히트 상품' 부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LG생활건강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의 성장세가 꺾였다.

매출 성장률은 2014년까지 두 자릿수를 유지해왔지만 이듬해 한 자릿수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3년 최고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5년까지 매출액 기준 화장품 브랜드숍 1위를 고수해온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에게 1위 자리를 넘겨주기도 했다.

지난해 더페이스샵 매출액은 6498억원으로 전년(6291억원)보다 3.2% 증가했다.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2011년 3255억원에서 2012년 4382억원으로 34.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증가율은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더페이스샵은 매출 부진 타개책으로 대중성 있는 캐릭터 브랜드를 지목했지만, 매출 증가 효과는 미미하다. 지난해 카카오프렌즈에 이어 올해에만 '디즈니', '심슨', '마블' 등 5개 캐릭터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561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하락세다. 2013년 949억원을 기록했지만, 다음 해 1000억원 고지를 밟지 못하고 690억원으로 추락했다. 2015년에는 598억원, 지난해 451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같은 기간(2013년~2016년) 동일한 자연주의 콘셉트를 지닌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498억원에서 1965억원으로 급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브랜드 노후화'를 꼽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브랜드숍 업체들 매출 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된 반면 온라인과 홈쇼핑을 통해 브랜드를 알린 비 브랜드숍 중저가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브랜드숍 실적 부진은 채널 문제보다는 '브랜드 노후화'에 따른 경쟁력 약화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에서 차별화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히트 제품' 발굴과 새로운 콘텐츠 전달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효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이니스프리는 뚜렷한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자연보호를 위한 친환경 캠페인인 '플레이그린'과 공병 수거 행사, 제주 올레길과 곶자왈(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숲의 제주 말) 공유화 재단 후원 활동에도 앞장선다.

'제주 자연주의'를 내세우는 만큼 제주도 원료를 활용한 '더 그린티 씨드세럼', '화산송이 모공폼' 등 히트 상품도 갖췄다. 하지만 더페이스샵은 아직 뚜렷한 '히트 상품'이 없다.

한편, 더페이스샵 매장은 LG생활건강의 자연주의 브랜드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매장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하기를 원하는 소비자 구매 패턴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까지 전체 매장 1700여개 가운데 몇십 개에 불과하지만 점차적으로 교체 매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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