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소형주택시장 기웃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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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오픈한 GS건설의 블록형 단독주택인 '자이더빌리지'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GS건설)

1~2인가구 빠르게 늘며 중소형 가구 수요도 증가
중소·중견 건설사 밥그릇 빼앗는다는 지적도 일어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최근 1∼2인 가구가 빠르게 늘면서 중소형 가구의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형건설사들은 그동안 주로 소형건설사들이 주요 시장으로 여겨지던 단독주택, 원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소형주택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1~2인 가구수는 2015년 기준 1019만7258가구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10년(834만7217가구) 대비 22.16% 증가한 수치로 국내 전체 가구수(1911만1030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소형 가구화로 주택거래 중 중소형 주택 비율도 높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주택 거래현황은 총 14만9522건으로 이 중 전용 85㎡ 이하 거래량은 12만6710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84.7%를 차지했다. 전용 60㎡ 이하 주택 거래량도 5만8991으로 39.5%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들어 집에 대한 개념이 '소유'에서 '거주'로 전환되고 다양한 수요들이 생기면서 시장에 공급되는 주거형태도 세분화·다양화되고 있다.

이에 대형건설사들도 그동안 소형건설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단독주택, 원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이른바 '골목길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단독주택 등은 그동안 대형 건설사들의 기피 대상이었다.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분양사업이나 해외건설사업에 비하면 민원이 많고 수익률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1~2인 가구 증가와 공공택지 공급 중단 등으로 수익 악화에 직면하자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실제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분양 공고된 단독주택용지 14건 가운데 13건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매각됐다. 점포겸용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정해진 화성 동탄1신도시와 광주 효천지구,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등에 공급된 주택용지는 1순위에서 분양 신청이 마감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대형업체가 짓고 분양하기 때문에 단독주택을 직접 건축할 때 드는 비용보다 저렴하고 보안, 관리, 설계 등의 문제가 해소되다보니 소비자들의 관심 또한 높다.

GS건설이 올해 초 분양한 블록형 단독주택 '자이더빌리지'는 청약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 33대 1을 기록, 분양 나흘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현재 SK그룹 계열사인 SK D&D에서 판교신도시 등에 첫 대형사 단독주택 브랜드인 '스카이홈'을 출시했고, 롯데건설도 동탄신도시 등에서 자사 브랜드인 '롯데캐슬' 이름을 건 타운하우스를 공급했다.

다만, 대형건설사들이 중소건설사의 밥그릇을 빼앗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이미 국내외 먹거리가 충분한 데다 최근에는 기획, 시행, 시공,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종합 디벨로퍼로 발돋움하는 상황이지만 규모가 작은 건설사들은 주요 시장을 빼앗기며 생존 자체가 위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예전 시장 상황이 좋을 땐 생각도 안 했던 시장이지만 최근 분양시장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고 해외건설 수주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수익 창출을 위해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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