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노브랜드, 공격적 출점…골목상권 '옥죄기'?
이마트 노브랜드, 공격적 출점…골목상권 '옥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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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강남고속터미널에 오픈한 노브랜드 강남터미널점 모습. (사진=김태희 기자)

이마트 "시장 반응 살피기 위한 시험성 점포 확장일 뿐"
슈퍼마켓협동조합 "안 파는 물건 없어
다 죽으란 소리"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여기 노브랜드 매장이 생겼네!."

7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역사 내에서 이동하던 중 행인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역사 내 노브랜드 간판이 눈에 띄었다. 매장에는 계산을 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있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과자 980원, 물티슈(100매) 800원. 노브랜드는 가격이 저렴해서 요즘 소비자들 사이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다. 2015년 4월 변기시트, 와이퍼, 건전지 등으로 시작해 지금은 과자, 라면, 종이컵, 옷걸이, 수건, 양말, 시계, 우산, 음료, 수입맥주, 가전, 물티슈, 화장품, 주방세제, 섬유유연제, 조미료 등 없는 것이 없다.

지난해 1000여개의 상품을 출시했고 총 19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하반기 이마트 실적을 견인한 일등공신으로도 꼽힌다.

상품 종류가 늘어나면서 단독 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 경기도 용인에 노브랜드 보라점을 오픈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노브랜드 단독 점포 오픈을 개인 인스타그램(SNS)에 올릴 정도였다.

현재 이마트는 노브랜드 단독 점포 출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는 운영하고 있는 노브랜드 점포 수를 밝히기를 꺼려했다. 이마트몰이나 공식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점포 찾기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테스트를 하기 위해 각 상권에 매장을 오픈하고 있을 뿐"이라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다거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출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본지가 파악한 결과 이마트는 지난 10개월 동안 총 41곳의 매장을 신규로 오픈했다. 10개월 동안 41개 점포를 출점한다는 것은 단순 테스트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유통산업발전법에 의거해 기업형 슈퍼마켓 등 대기업의 출점 제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혹은 가맹점 점포 출점이 제한돼 있는 요즘 40여개 매장을 10개월 안에 오픈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동네 상권에 속속 생기고 있는 노브랜드 매장에 소상공인들은 생존의 위험을 겪고 있다. 노브랜드가 이마트의 PB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개별 상품과 겹치지 않지만 결국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대기업 자본이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노브랜드가 취급하는 상품이 가공식품과 공산품 등을 위주로 1000여가지가 넘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양파, 감자, 대파 등의 채소와 키위, 참외, 수박, 사과 등의 과일류 등의 신선식품도 판매하고 있다.

▲ 노브랜드가 판매하고 있는 물티슈. 가격은 100매에 800원이다. (사진=김태희 기자)

정연희 한국슈퍼마켓협종조합연합회 실장은 "현재 노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다"면서 "노브랜드로 인해 동네 슈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브랜드는 기업형 슈퍼마켓과 편의점 중간 형태의 변종 사업"이라며 "이마트 노브랜드가 점포를 출점할 때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환경영향평가를 해서 골목 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노브랜드 매장은 △송파문정점 △강서가양점 △강남삼성점 △동대문장안점 △강남터미널점 △은평진관점 △김포장기점 △김포풍무점 △고양풍동점 △파주 동패점 △파주와동점 △용인보라점 △안양평촌점 △광명소하점 △의정부민락점 △판교운중점 △수원화서점 △평택비전점 △남양주 화도점 △남양주 호평점 △분당알파돔점 △수원이의점 △용인신봉점 △용인동천점 △시흥아울렛점 △수원망포점 △고양행신점 △화성능동점 △스타필드하남점 △수원천천점 △남양주오남점 △부산 하단아트몰점 △세종아름점 △세종소담점 △당진어시장점 △구미선산시장점 △인천논현점 △인천서창점 △대전탄방점 △대전세이점 △울산달동점 등 41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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