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로 떠오른 '원료의약품'…국내 제약사 수출 활발
효자로 떠오른 '원료의약품'…국내 제약사 수출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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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바이오·에스티팜 선두…"우수 품질 관건"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의약품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의약품 수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원료의약품은 신약 개발보다 단기간에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수출 주력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료의약품 판매 회사 가운데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 에스티팜은 지난해 45% 매출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에는 해외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흥국가와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품질 규제 강화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료의약품 수출은 2011년 9억683만달러(약 1조430억원)에서 2012년 10억5546만달러 2013년 10억9928달러 2014년 11억6955만달러 2015년 12억7434만달러(약 1조5000억원)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가장 두드러지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회사는 에스티팜이다. 에스티팜 지난해 매출액은 2003억원으로 전년(1381억원)보다 4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간염 치료제 원료 수출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한 47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가 생산하는 C형 간염 치료제 원료를 납품하고 있으며, 5월에는 영국 제약사와 113만달러(약 12억원) 규모 간암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웅제약 자회사 대웅바이오는 지난해 간기능 개선제 '우루사' 원료의약품 우루소데옥시콜산이 유럽의약품품질위원회 실사를 모두 통과해 앞으로 별도의 서류 검토 없이 유럽연합 회원국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일본과 인도, 동남아시아, 유럽 지역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규모는 2014년 490억원에서 이듬해 640억원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유한양행 역시 글로벌 제약기업 길리어드와 화이자에 에이즈치료제, C형 간염 치료제 등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면서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3494억원을 기록했으며, 원료 의약품 수출액(742억원)이 168% 늘어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완공한 화성 2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원료 의약품 수출 비중을 지난해 전체 매출 10%에서 올해 20%가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종근당 원료의약품 계열사 종근당바이오는 수출 시장을 미국과 동남아, 중국 등으로 넓히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 1130억원 가운데 80%인 913억원을 원료 의약품 수출로 벌어들였다. 항생제 원료를 생산하는 경보제약의 지난해 원료 의약품 수출액은 853억원으로 매출(1867억원)의 46%를 차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10년 이상 오랜 기간 많은 금액을 투자해야하는 반면 원료의약품은 단기간에 이익을 창출하기 쉽다"며 "제품을 공급하는 다국적제약사 제품 특허도 긴 시간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료의약품 시장은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 국가들 저가 제품 공급으로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료의약품 등록제도(KDMF) 등 규제 강화로 품질 개선됐지만, 선진국 시장 검증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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