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사, 휴면예금(보험금) 돌려 줄 '의지' 있나?
은행·보험사, 휴면예금(보험금) 돌려 줄 '의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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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직장인 A씨는 얼마전 휴면예금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고 은행연합회에서 운영하는 '휴면계좌 통합조회 시스템(www.sleepmoney.or.kr)'를 이용했다. 설마 하는 마음에 조회를 해 본 그는 뜻밖의 '횡재'를 했다. 4년 전 잃어버린 통장 계좌에 적지 않은 돈이 잠자고 있었던 것. 그는 이번 기사가 아니었다면 영영 찾지 못했을 뻔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3일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휴면계좌 잔액에 대해서 금융회사가 6개월간 주인을 찾아주는 노력을 다한 뒤, 남는 돈은 민관이 함께 설립하는 공익재단에 출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경부가 밝힌 이같은 방안은 정치권과 금융권의 의견 절충 과정을 거친 후 6월 임시국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은행연합회등 금융권에서는 휴면예금으로 공익사업을 하더라도 '민간 자율'로 해야한다는 까다로운 단서를 달고 있어, 예정대로 6월 임시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통상적으로 거래나 지급이 중단된 지 5년이 지난 휴면예금이나 2년이 경과한 휴면보험금은 원 소유주가 찾을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돼, 은행 및 보험사의 잡수익 계정으로 처리된다. 은행이나 보험사로서는 '거저먹는 이익'인 셈이다. 물론, 잡수익 계정으로 넘어간 뒤에라도 예금주(보험계약자)가 요구하면 되돌려 줘야 한다.

그러나, 실제 휴면예금은 언제나 예상 밖으로 많다. 좀 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휴면예금은 3800억원, 휴면보험금은 생보사 3600억원, 손보사 700억원을 포함 총 8100억원에 달하며 휴면계좌 잔액은 매년 1000억원 가까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이나 보험사들이 휴면예금(휴면보험금)되돌려주기에 '지극정성'을 쏟지 않는 때문이다. 휴면예금의 90% 가량이 1만원 미만인 소액이라는 점을 이유로, 시중은행들은 비용등의 문제로 주인찾아주기에 소극적인 게 사실이다. 물론, 수시로 휴면예금 찾아주기 캠페인이 전개되곤 하지만, 성과는 항상 미적지근하다. 문제는 예금을 유치할 때와 같은 정성과 열의로 임하지 않기에 반복되는 현상이다.

지난해 4월부터는 은행연합회가 '휴면계좌 통합조회 시스템'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그 효과는 역시 '글쎄올시다'다. 일례로, 휴면계좌 조회서비스는 빠른 서비스로 분류돼 있을 뿐,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에 눈에 띄게 공지하고 있는 은행은 단 한 군데도 없다.
 
미국과 영국, 가까운 일본의 은행들은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계좌인 경우, 통지서를 보내 고객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특히 영국은행들은 10년 이상이 지나서야 휴면예금을 잡수익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금융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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