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이니스프리-에뛰드', 한 지붕 다른 전략
아모레 '이니스프리-에뛰드', 한 지붕 다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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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콘셉트' 이니스프리, 카페형 매장 특화
에뛰드하우스, 20대 공략…디지털 사업 확대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가 한 지붕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매장 내 카페를 운영하거나, 가상현실(VR) 기기를 설치하며 독특한 콘셉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에뛰드는 국내·외 매장 수를 줄이는 대신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9월과 11월 강남 플래그십 매장, 명동 플래그십 매장에 VR존(zone)을 설치했다. VR 영상 '썸데이 인 제주'는 브랜드 모델인 배우 이민호와 제주도 만남을 가상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360도 영상에 3차원(3D) 효과를 더한 것으로 4D 시스템을 통해 제주의 바람과 향도 구현했다.

명동 플래그십 매장은 제주 원료를 담은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그린 카페'도 운영한다. 서울에서는 삼청동에 이어 두 번째 카페형 매장이다. '제주 헤리티지(유산)'를 핵심 가치로 여기는 이니스프리는 이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플레이그린 페스티벌'과 같은 체험 활동도 같은 맥락이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콘셉트를 반영한 매장도 지속적으로 늘려오고 있다. 2015년 3분기 기준 국내 매장 수는 989개로 다음해 3분기에는 1056개로 늘어났다.

중국과 홍콩 등 총 9개 국가에도 진출했으며, 해외 매장 역시 같은 기간 200개에서 350개로 증가했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연 1호점 역시 현지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VR 존을 마련했다.

이니스프리는 이 같은 전략으로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1769억원, 영업이익은 56% 증가한 37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 이니스프리 베트남 호치민 1호점(왼쪽)과 에뛰드하우스 명동 플래그십 매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에뛰드하우스는 '엄지족(휴대폰을 많이 사용하는 신세대)'을 파고들었다. 2015년 적자 전환하며 '성장통'을 겪은 에뛰드는 저수익 매장을 정리하면서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에뛰드는 2013년부터 브랜드숍 매출 기준 4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2015년 매출액 2578억원을 기록하며 6위로 전락하기도 했다. 2015년 1분기 영업이익은 35억원이었지만 같은 해 2분기 적자 전환했다. 3분기 적자 폭은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더 늘어났다.

위기를 느낀 에뛰드는 온라인 유통채널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구입한 물건을 근처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도 확대했다. 지하철역 물품 보관함에서 물건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최근 고객이 전송한 사진 속 입술 색을 분석해 비슷한 색상 제품을 추천해주는 인공지능(AI) 기반 '컬러피킹 챗봇' 서비스도 오픈했다.

주요 고객층인 20대 소비 패턴에 맞게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는 반면 오프라인 매장 수는 줄였다. 국내 매장 수는 2015년 3분기 기준 479개에서 지난해 3분기 423개로 감소했고, 해외 매장 역시 251개에서 229개로 줄었다.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영업이익 69억원)에도 성공했다.

다만, 두 브랜드는 올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측 관광객 유입 제한으로 1분기 매출 성장률이 둔화됐으며 영업이익이 역신장했다. 이니스프리 매출액은 6% 증가한 1984억원,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463억원이다. 에뛰드 매출액은 8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하며, 영업이익은 29% 감소해 88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에뛰드가 상대적으로 온라인 마케팅에 특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니스프리 등 회사 내 모든 브랜드가 디지털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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