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 붕괴論 '다시 고개'
부동산 버블 붕괴論 '다시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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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착륙 징후 곳곳에서 포착...붕괴직전 '고요'?>
서울 아파트값 8주 연속 하락, 주간 낙폭 '최대' 
전세 값 17개월만에 하락...버블세븐 거래 두절
블룸버그, "터뜨리기엔 너무나도 위험"  경고음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정부의 가능성 일축에도 불구 부동산발 버블 붕괴와 그에 따른 경제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과 버블세븐등 수도권지역에 국한됐던 아파트 값 하락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데다, 하락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이사철을 맞아 일시 오름세를 타던 서울 전세값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 더구나, 단기자금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등 대출금리는 오름세를 지속, 주택금융시장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따라, 주택시장 위축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기조적 추세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각 언론사의 자체취재나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쏟아내는 각종 부동산 가격동향이 심상치 않다.    
우선, 부동산 시세조사업체인 '부동산 114'는 4일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올 들어 최대 주간 하락폭(-0.14%)을 기록하며 8주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 하반기 집값 급등을 주도했던 양천구가 0.46% 떨어져 수도권에서 낙 폭이 가장 컸으며, 강남권에서는 송파(-0.42%)·강동(-0.30%)·강남(-0.23%)·서초(-0.11%) 등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비강남권에서는 광진(-0.11%)·중(-0.08%)·강서(-0.04%)·영등포(-0.02%)·성북(0.01%)·마포(-0.01%) 등이 하락했다.
부동산 114는 특히 아파트 하락세가 서울이외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5개 신도시는 물론, 대형 평형뿐 아니라 중소형 평형대까지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일산(-0.27%)·산본(-0.05%)·평촌(-0.04%)·분당(-0.04%)·중동(-0.01%) 순으로 낙폭이 컸다. '부동산 114' 김규정 팀장은  “보유세 부담매물, 대출 규제 등이 겹치면서 상당기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0.02% 떨어지면서 2005년 12월 이후 17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는 5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0.02%), 신도시(-0.23%), 경기(0.01%), 인천(0.00%)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올들어 첫 하락세를, 신도시는 2주 만에 올해 하락율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의 거의 모든 지역이 하락세를 보였으며, 강동구만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소진되면서 소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신도시 역시 평촌(-0.65%), 산본(-0.41%) 순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경기 지역중에서는 시흥시(0.35%), 의정부시(0.34%), 안산시(0.27%), 부천시(0.25%)는 오름세를, 파주시(-0.45%), 화성시(-0.35%), 고양시(-0.27%)는 하락세를 각각 나타냈다. 전세값 하락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버블세븐 지역은 아예 거래자체가 형성되지않는 극심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버블세븐중 한 곳인 과천의 경우 지난달 아파트거래는 단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버블세븐 지역의 거래량이 지난해의 30% 도 안된다는 통계조사도 제시되고 있다.
 
문제는 실수요자들의 급매물도 소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 일종의 '부동산 공황'상태에 가깝다는 진단마저 제기되고 있다.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실종됐기 때문인데,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 즉 버블 붕괴 양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 경우, 정부가 기대하는 부동산 연착륙은 어렵게 되고 궁극적으로로는 부동산발 경제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세계적 경제전문 통신사 블룸버그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이같은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블룸버그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앤디 머커지(아시아 경제 담당)는 지난 3일자 칼럼을 통해 "한국이 '부동산발(發) 경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버블(거품)이 꺼지면서 과다한 주택 담보 대출에 따른 가계 신용 위기가 닥치고, 이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장기간의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특히, 그는 "한국은 부동산 버블을 터뜨리기엔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표현까지 썼다. 그는 "과다한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가계의 막대한 이자 부담은 부동산 버블 아래 도사린 위기의 뇌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한국 가계의 신용위기지수가 2002년 3분기 신용카드 사태 이후 최대치인 2.29에 이르렀다"며 "이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의 신용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머커지는 "이런 상황에서 유가 상승 등의 악재가 출현해 물가상승 압력(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 폭락(버블 붕괴)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머커지는 "한국에 경제 위기가 닥칠지는 한국은행에 달렸다"며 “물가 안정과 주택 가격 안정 사이에서 고민하지 말고 '제3의 길'을 가야 한다"는 충고를 덧붙였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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